전국적으로 아파트 값 상승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과 수도권에 이어 지방 집값도 상승 전환됐다. 집값이 반등하고 분양가 역시 상승세를 보이면서 ‘지금이 가장 싸다’는 인식이 나오는 가운데 내년부터 공급 부족이 가시화하면 집값이 들썩일 것이라는 전망이 집값을 또다시 밀어올리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추석을 앞두고 주택 공급 활성화 대책을 발표하며 공급 위축 우려에 대한 시장 불안 심리를 달래기에 나섰다. 다만 이번 대책에 부동산 시장을 움직이는 중요한 요소인 수요에 영향을 미칠 만한 방안이 포함되지 않아 큰 변수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26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최근 발표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9월 셋째 주(18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0.10%를 기록하며 전주(0.09%)보다 상승 폭이 확대됐다.
수도권은 0.17%를 기록하며 2주째 상승 폭이 확대됐고 지방도 아파트 매매가격이 전주보다 0.04% 오르며 상승 폭을 유지했다.
서울도 부동산R114 분석 결과 올해 들어 거래된 아파트 최고 가격이 전 고점 대비 88%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집값 상승세가 매우 가파르다.
정부가 이번 대책을 내놓은 데는 주택 인허가와 착공이 감소하면서 공급이 위축되면 집값이 더욱 오를 것이라는 우려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공공을 중심으로 물량을 늘려 시장을 안정시키겠다는 목표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대책이 당장 시장을 안정시키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봤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대부분 고가 지역들은 집값을 어느 정도 회복했지만 중저가 등 중심지는 가격이 아직 회복되지 않았기 때문에 거래량이나 가격지표, 전·월세 가격들이 결국 상승할 것"이라며 "이번 방안은 올해만을 위한 대책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보고 있는 정책이라서 당장 올해 집값 지표에 영향을 미치는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윤 수석연구원은 "추석 연휴로 인해 정책 효과에 대한 일시 공백기가 형성되는 가운데 수요층의 공급 축소 인식에 별다른 변화가 없으면 연휴 이후 4분기부터 거래량이나 청약 경쟁률, 가격지표에 변동성이 커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도 "부동산 공급시장의 고유 속성인 공급 비탄력성을 고려할 때 연내에 즉각적 수요자 주택 공급 체감 확대는 제한적일 수 있다"며 "건설사가 원가 절감 등을 통해 스스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근본적 사업 재구조화에 대한 검토 등이 병행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양지영 양지영R&C연구소 소장은 "시장에서는 취득세·양도소득세 감면 등 세제 완화 등 수요 진작을 통한 시장 활성화를 기대했는데 이번 대책에서 제외됐다"며 "공급 측면에서는 일정 부분 효과가 있을 수 있으나 시장을 움직일 만한 효과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진형 공정경제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교수)도 "이번 대책은 대출 확대나 세금 감면처럼 수요자가 적극적으로 시장에 뛰어들 만한 유인책이 하나도 없다"며 "핵심이 없고 변죽만 울린 대책"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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