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아이폰 통화녹음 에이닷으로 해결...네트워크 못지않게 AI 투자 중요"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강일용 기자
입력 2023-09-26 18:02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SKT 'AI 피라미드' 전략 기자간담회 Q&A

사진SK텔레콤
유영상 SKT 대표 [사진=SK텔레콤]
유영상 SK텔레콤(SKT) 대표가 SKT 인공지능(AI) 관련 투자 비중을 전체 자본적 지출(CAPEX)의 12%에서 33%로 3배 확대하며 글로벌 AI 컴퍼니로 거듭나겠다고 발표했다. 이를 통해 지난해 1조5000억원 수준이었던 AI 관련 사업 매출을 2028년까지 9조원대로 키울 계획이다.

다음은 26일 서울 을지로 SKT 본사(T타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유 대표를 포함한 SKT AI 사업 주요 임원들과 기자들의 일문일답.

Q. AI 피라미드라는 전략에서 경쟁사의 AI 풀스택 전략이 연상된다. 차별화된 포인트는?

A. AI 피라미드 전략은 유영상 대표가 구상했다. AI 풀스택은 기술에 가깝고 우리는 전략에 가깝다.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토대로 피라미드 1~3층을 구상했다. AI 풀스택은 유사하지만 기술적으로 인프라, 미들웨어, 서비스가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Q. 에이닷 정식 서비스의 경쟁력 점수는 몇 점으로 보나? 아이폰 통화녹음 금지 정책 때문에 많은 이용자가 불편함을 겪었는데 에이닷으로 해결할 수 있나?

A. 에이닷을 처음 만들 때부터 관심 있게 지켜봤다. 많은 서비스가 추가돼 현재는 70점 정도를 줄 수 있을 것 같다. 90~100점짜리 서비스가 될 수 있도록 지속해서 업데이트하겠다.

에이닷을 활용한 아이폰 통화녹음은 기술적으로 높은 보안 수준을 요구해서 정확한 출시 시점을 밝히기 어렵지만, 곧 공개할 수 있을 것 같다. 발신, 수신 등 통화 모든 영역에서 통화녹음이 가능하도록 준비 중이다.

Q. AI 전략으로 자강(스스로 강건)과 협력 등 두 가지를 말했는데, 전 세계적으로는 클라우드 형태로 AI 사업을 전개하는 경우가 많다. SKT는 이를 어떻게 전개할 계획인가? 최근 SKT가 국내 MSP(클라우드 관리) 업체인 베스핀글로벌을 인수한다는 소문이 있는데 사실인가?

A. 클라우드를 활용한 AI 사업에 대해서는 고민이 많다. 클라우드와 언어모델(LLM)은 전 세계 규모로 많은 자본과 높은 기술을 요구하는 점에서 비슷한 시장이다. SKT는 클라우드 서비스(CSP)보다는 클라우드 관리(MSP) 사업에 집중하면서 자체 보유한 데이터센터와 시너지 효과를 낼 방안을 찾을 계획이다. 

베스핀글로벌 인수는 아직 검토한 바 없다.

Q. 글로벌 텔코(통신사) AI 얼라이언스는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운영할 계획인가?

A. 텔코 AI 얼라이언스 운영을 위한 기본적인 준비는 마쳤다. SKT는 앤스로픽에 전략적 투자를 하며 제휴를 맺었고, 오픈AI와는 투자 없이 사업 협력을 하기로 했다.

텔코 AI 얼라이언스의 경우 미국 실리콘밸리에 조인트 벤처를 만드는 형태로 사업을 전개할 계획이지만, 어떤 서비스를 어떻게 전개할 것인지는 내부 논의 중이다. 올해 연말 사업을 구체화하고 내년 MWC 행사(MWC 2024)에서 더 구체적인 사업 계획을 공개할 수 있을 것이다.

Q. 에이닷X의 매개변수(파라미터) 규모는 어떻게 되나? 한국에는 네이버, 카카오, LG AI연구원 등에서 개발한 다양한 한국어 LLM이 있는데, 이들과 경쟁하면서 각각 생존 가능하다고 보는 것인지?

A. 에이닷X는 매개변수보다 데이터 품질에 집중해서 만든 AI 모델이다. 과거에는 웹 페이지 등에서 수집한 한국어 데이터만 넣어도 AI 모델을 만들 수 있다고 여겨졌으나, 실제로는 양보다는 고품질의 데이터를 학습해야 기업이 원하는 산업 특화 AI 모델을 만들 수 있다.
 
에이닷X의 정확한 매개변수 수는 오해가 있어서 외부에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SKT에는 필요에 따라 글로벌 빅테크 수준으로 확장할 수 있는 기술과 인프라가 있다.

전 세계 AI 시장은 국가별로 조금 다르게 전개되고 있다. 기업 주도 시장과 국가 주도 시장 두 가지가 있다. 미국·한국 등은 기업 주도 시장으로, 일본·아랍에미리트 등은 국가 주도 시장으로 보인다. 국가 주도 시장의 경우 국가 주도로 자기 나라 언어에 특화한 LLM을 만들고 있다. 한국은 정부가 인프라·데이터를 자유롭게 공유할 수 있도록 플랫폼 역할을 하면 시장이 더 빠르게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술의 발전으로 LLM 시장 진입 장벽은 현저히 낮아졌다. AI 기업은 국내에서 열심히 할 것인지 아니면 언어 장벽을 뚫고 해외로 나갈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 SKT는 전 세계 통신사가 연합해 공용 LLM을 만드는 것은 의미 있는 전략이 될 것으로 보고 관련 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Q.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언어모델 3강과 비교해 SKT 에이닷X의 경쟁력은 무엇이라고 보나?

A. SKT는 초기에는 빅테크와 경쟁해서 이기려 했다. 하지만 막대한 자본을 갖춘 빅테크들과 정면승부하는 것은 SKT가 보유한 자원을 투자해도 쉬운 일이 아니다. 모든 것을 투자한다고 해서 이긴다는 보장도 없다.

때문에 AI 전략을 수정했다. 빅테크와 제휴해서 좁고 깊게 파고드는 버티컬 전략을 추진하기로 했다.

때문에 에이닷X는 앤스로픽, 오픈AI 등의 초거대 AI 모델과 경쟁하지 않는다. 기업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이에 맞춰 에이닷X, 앤스로픽, GPT 등 최적의 AI 모델을 제공하는 게 멀티 LLM 전략의 핵심이다.

Q. 5년 뒤 AI 관련 사업 매출을 9조원대로 키우겠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전략을 세우고 있나?

A. 먼저 AI 서비스를 토대로 가입자를 늘려 새로운 매출원을 확보할 계획이다. 두 번째로 통신 등 기존 캐시카우에 AI를 연결해 AI 매출로 바꾸는 안이 있다. 세 번째로 인수합병 등을 통해 AI 회사와 서비스를 인수하고 AI 매출을 키우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Q. AI 투자를 늘리면 네트워크에 대한 투자가 줄어들 것이란 우려가 있다.

세간에서 SKT가 네트워크에만 투자해야 하는 회사로 보고 있는 점이 아쉽다. 네트워크 못지않게 AI도 투자에 따른 (전체 산업 성장 등) 전후방 효과가 크다고 본다.  

Q. 최근 넷플릭스와 합의해 망 이용대가 관련 소송을 멈췄는데, 합의 내용은 어떻게 되나?

넷플릭스와 합의는 고객 편의를 위한 결단이다. SKT·SKB와 넷플릭스가 전략적 제휴를 함으로써 서로간 소송을 중단한 것이다. 합의 내용은 모두 공개할 수는 없지만, SKB와 넷플릭스가 협력해 새로운 형태의 OTT 서비스를 출시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AI+IPTV+OTT 결합으로 더 고객친화적이고 풍부한 서비스가 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