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바른 PM(개인형 이동장치) 주차문화 확립을 위해 도입한 불법주차 견인 규제가 되려 각종 논란을 키우고 견인업체 배만 불려주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일 업계에 따르면 공유전동킥보드 불법주차 즉시견인 조치로 인한 PM업계의 비용 부담 및 피해가 갈수록 가중되고 있다. 견인 기준을 준수하지 않고 무분별한 견인을 일삼는 공유 전동킥보드(이하 공유킥보드) 견인업체들이 늘어난 탓이다.
앞서 서울시는 2021년 7월 15일부터 도로에 위치한 PM에 대한 견인을 시작했다. 즉시 견인과 일반견인 지역을 구분해 즉시 견인 구역에 있는 기기는 견인업체가 발견 즉시 견인이 가능하다.
평일 출근(오전 7∼9시)과 퇴근(오후 6∼8시) 시간대 지하철역, 버스정류소, 점자블록 등 특정 구역의 무단 주차는 즉시 견인하고 있다. 출퇴근 시간대를 제외하고는 방치된 PM을 바로 견인에 나서지 않고 1시간의 유예를 둬 대여 업체에 조치할 기회를 부여 중이다.
PM업계는 정부의 이 같은 견인 규제 기준을 견인업체들이 현장에서 제대로 이행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 PM업계 관계자는 “견인으로 거둬들인 견인료가 전부 견인업체들에 들어가다보니, 이들의 ‘표적견인’이 성행하고 있다”며 “서울시에서 셀프 신고·견인 문제 해결에 공감하며 앞장서겠다고 했지만, 여전히 제대로 된 정책 하나 내놓지 않고 있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실제 공유킥보드 견인업체의 영업이 멈추니 불법주차 신고건수도 줄었다. 서울시에 따르면 성동구 지역의 A업체가 무분별한 견인으로 ‘1개월 영업정지’ 처분을 확정한 지난 6월 한 달간 해당 지역 전동킥보드 주차금지 구역 신고 건수는 전달에 비해 눈에띄게 줄었다.
서울시가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성동구 지역 A업체가 영업을 중단한 지난 6월 16일부터 7월 15일 한 달간 전동킥보드 주차금지 구역 신고 건수는 704건이다. 이는 직전달인 5월 16일부터 6월 16일 신고 건수인 1365건과 비교하면 약 50% 가까이 줄어든 수치다.
견인업체의 영업 중단으로 인해 해당지역 내 전동킥보드 불법주차로 인한 시민들의 불편이 가중돼 신고건수가 늘어나야하지만 현실은 정반대였다.
이를 두고 PM업계에선 현행 전동킥보드 불법주차 견인 제도를 전면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과도한 견인료 비용을 낮추고, 불법주차의 근본적인 원인 해결을 위해 정부가 PM 주차공간 확보에 힘을 쏟아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현재 견인료와 보관료는 공유 전동킥보드 업체가 전적으로 부담하고 있다. 견인료는 1대당 4만원, 보관료는 30분당 700원이 부과된다. 또 공공 공유자전거인 따릉이와 달리 대부분의 PM 공유 서비스는 대여·반납 지점이 정해져 있지 않은 ‘비거치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지난 2021년 7월 ‘개정 도로교통법’이 시행되면서 비거치식 PM들을 모아서 주차할 수 있는 ‘개인형이동장치 주차구역’을 지정할 수 있도록 했지만, 서울 시내에서 주차구역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PM업계 관계자는 “현재 규제는 주먹구구식으로 만들어져 올바른 PM 운영 환경과 안전개선에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민관협업을 통한 체계적인 규제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러한 지적과 관련해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에서는 견인 규정을 준수하지 않은 견인 행위 적발 시 행정 제재 처분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부정견인을 예방하기 위해 신고시스템 모니터링, 견인 현장 불시 점검 등을 실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서울시와 자치구로 불법 주정차된 기기에 대한 민원이 꾸준하게 접수되고 있는 실정”이라며 “PM업체들도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주차금지구역에 주차된 기기에 대해 신고 전 즉각적인 이동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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