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이 미국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인 척 슈머 의원을 비롯한 미 여야 의원단의 방중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혔다. 다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들과 면담을 가질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4일 외교부 홈페이지에 게재한 문답 형식의 성명에서 “슈머 의원이 조만간 양당 상원 대표단을 이끌고 방중한다고 발표했다. 중국의 입장은 무엇이고, 중국 지도자는 슈머 일행을 만날 예정인가”라는 질문에 “중국은 슈머 의원이 이끄는 상원 대표단의 방중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이어 “이번 방문을 통해 미국 의회가 중국에 대한 객관적인 이해를 증진하고, 양국 입법기구 간 대화와 교류를 촉진해 미·중 관계 발전에 긍정적인 요소를 불어넣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대표단이 중국에서 누구와 만나게 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확답하지 않았다.
다만 여러 가지 현안을 고려할 때 시 주석과 만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우선 미국 대표단의 이번 방중의 주목적은 미국의 경제 및 국가 안보 이익 증진이기 때문에 중국과의 갈등이 해결될 여지가 적다. 미 대표단은 앞서 방중 기간 마이크론 사태 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게다가 슈머 의원은 상원 내에서 대표적인 대중 강경파로 중국의 첨단기술과 군사 발전을 억제하기 위한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을 지속적으로 주장해왔다.
베이징에 본사를 둔 타이허 연구소의 에이나르 탕겐 선임 연구원은 “시 주석이 슈머 의원을 만날지는 의문”이라며 “그는 대 중국 강경파”라고 짚었다. 이어 “이번 방문이 중국에 긍적적인 결과를 가져다주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은 개방성을 보여주기 위해 미국 대표단을 맞이하고 있지만 그들이 건설적 대화 참여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면 보여주기 위한 만남에 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위급 인사의 잇따른 방문 이후에도 현안에 대한 진전은 이루지 못했다는 점도 걸림돌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전했다. 실제 지난 6월부터 블링컨 미 국무장관, 재닛 옐런 재무장관, 존 케리 기후특사,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이 중국을 찾았지만 소통 채널 복원 외에는 큰 성과가 없었다.
그러나 만약 시 주석이 미국 대표단을 만난다면 미·중 정상회담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조셉 그레고리 마호니 화동사범대 국제관계 교수는 “시 주석과 회담이 실제로 이뤄지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간다면 시 주석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간 정상회담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