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중국산 전기차 보조금에 대한 조사를 개시한 가운데 중국이 "억측을 근거로 한 조사"라며 강한 불만을 표했다.
4일 중국 상무부는 홈페이지에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내고 중국 전기차에 대한 EU의 반(反)보조금 조사 결정에 대해 이처럼 밝혔다.
상무부는 “EU가 이번 반보조금 조사의 근거로 내세운 (중국의) 보조금 항목과 (EU가 입은) 손해는 주관적인 억측만을 근거로 삼은 것으로, 조사의 증거가 불충분하다”며 “이는 세계무역기구(WTO)의 관련 규정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EU는 중국에 협상을 진행하라고 요구하면서 충분한 시간도, 유효한 협상 자료도 제공하지 않았다”면서 “중국의 권리를 심각하게 훼손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상무부는 지난달 말 개최된 제10차 중국-EU 고위급 경제무역 대화에서 EU가 제시한 반보조금 조사는 노골적인 보호주의이며 공정 무역을 가장해 EU의 산업을 보호하려는 목적임을 분명히 지적했다고 강조했다.
상무부는 “이런 움직임은 EU가 참여하고 있는 글로벌 자동차 산업 및 공급망을 심각하게 방해하고 왜곡할 것이며 중국과 EU 간 무역·경제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 자동차 업계 역시 반발했다. 중국자동차제조협회(CAAM)는 같은 날 성명을 통해 “중국 전기차 시장은 보조금으로 지원되거나 보호되는 시장이 아닌 치열한 경쟁으로 이뤄진 시장이라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그런데도 EU가 조사를 밀어붙이는 것은 노골적인 보호주의적 행동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전기차 산업의 국제적인 발전을 방해하고, 글로벌 탄소 중립을 위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EU 집행위원회는 중국 당국이 지난 1년(2022년 10월 1일~2023년 9월 30일) 동안 자국에서 전기차를 생산해 EU로 수출하는 기업들에 보조금을 지급했는지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에 따라 중국산 전기차에 부과되는 관세를 상향하는 등의 조치가 취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게 되면 중국 역시 맞불을 놓을 수 있어서 중국과 EU 간 무역전쟁이 발발할 가능성도 있다. 이번 조사를 둘러싸고 EU 내부에서 파열음이 계속되는 이유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번 조사는 프랑스 자동차 업계와 정부 인사들이 EU 집행위원회에 비공식적으로 요청한 것”이라며 “독일은 이번 조사에 강력히 반대했다”고 전했다. BMW와 벤츠 등 독일 제조사들의 중국 시장 점유율을 17%대로, 중국 시장을 잃으면 독일 자동차 업계의 타격이 불가피하다.
로베르트 하베크 독일 부총리 겸 경제기후보호부 장관은 지난달 한 행사에서 “독일 자동차 업계는 두려움에 떨고 있다”며 “당연히 (중국의) 보복을 두려워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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