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버리' 뒷수습 35억, 고교취업장려금 예산으로 메워"

서동용 의원 "지자체 예비비 보전하려다 교육부에 넘겨"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파행과 관련해 감사원이 현장 감사에 착수한 지난달 18일 전북도청에 마련된 감사장 앞을 한 직원이 지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여성가족부와 함께 잼버리 파행 운영으로 비판을 받았던 행정안전부가 뒷수습에 쓰인 비용 일부를 관계부처에 떠넘겼다는 지적이 나왔다. 

6일 서동용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열린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기간 폭염·태풍으로 각국 대원들이 비상 대피하면서 전국 53개 대학의 기숙사 등이 임시 숙소로 제공됐다. 대학들은 대원들 식비·간식비·생필품비·청소비·인건비(통역비)·관리비 등 49억9300만원가량을 썼다. 

행안부는 8월 9일과 12일 각 지방자치단체 등에 공문을 내려보냈다. 해당 공문엔 잼버리 대원들에 대한 지원 범위를 설명하고, 이를 예비비로 보전하겠다고 시사했다. 이에 일부 대학은 9월 7일까지 지자체를 통해 예비비로 15억원을 정산받았다. 전액을 보전받은 학교는 9곳이었다.

그러나 행안부는 같은 날 지자체에 발송한 공문에서 당일까지 정산이 마무리되지 않은 35억원가량은 "교육부가 직접 대학에 보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 의원실은 "교육부가 갑자기 '잼버리 뒷수습' 비용 정산을 떠안았다"면서 "잼버리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고교 취업연계 장려금 지원사업' 예산에서 대학에 정산할 금액을 끌어다 썼다"고 지적했다. 

대학들도 지자체에서 비용을 보전받기 위해 관련 서류 등을 준비했다가 행안부의 계획 변경으로 일정이 지연되면서 추석 연휴가 시작되기 전날 겨우 정산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계에선 예측할 수 없는 예산 수요는 예비비를 사용하는 것이 타당하지만, 교육부가 다른 사업 예산을 쓰는 것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왔다. 

서 의원은 "고교 취업연계 장려금 지원사업 가운데 현장실습 지원금과 취업연계 장려금은 직업계고 학생들의 성장을 위한 유일한 사업"이라면서 "잼버리 조직위와 정부의 허술한 대응에 따른 뒷수습을 아이들의 교육 예산으로 하게 됐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