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위원회는 6일(현지시간) 2023년 노벨 평화상을 이란 인권운동가 나르게스 모하마디에게 수여한다고 발표했다.
BBC와 CNN 등 외신에 따르면 노벨위원회는 여성 억압이 강해지는 이란에서 여성의 인권 옹호를 위해 노력한 모하마디의 활동을 높이 평가했다.
스웨덴 오슬로에서 노벨 평화상 수상자를 발표한 베리트 라이스 안데르센 노벨위원회 위원장은 “노벨위원회는 이란의 여성 억압에 맞서 싸우고 모든 사람의 인권과 자유를 증진하기 위해 투쟁한 나르게스 모하마디에게 2023 노벨 평화상을 수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기자이자 인권운동가인 모하마디는 이란에서 여성의 권리 확대와 사형 폐지를 호소했다. 현재는 반국가 선전물을 유포한 혐의로 10년 9개월 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1972년 이란 잔잔에서 출생한 모하마디는 이맘 호메이니 국제대학에서 물리학 학위를 받았다. 이란의 여러 개혁주의 신문에서 기자 생활을 했다.
모하마디는 2011년부터 여러 차례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안데르센 위원장은 “이란 정권은 모하마디를 13차례 체포하고 5차례 유죄 판결을 내려 총 31년의 징역형을 선고했다”며 “내가 말하는 이 순간에도 그는 감옥에 있다”고 말했다.
모하마디는 2003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인권 변호사 시린 에바디가 이끄는 비정부 기구 ‘인권옹호자센터’(Defenders of Human Rights Center)의 부소장이다. 모하마디는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두 번째 이란 여성이자, 이 상을 받은 19번째 여성이다.
안데르센 위원장은 이란 당국에 모하마디를 석방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이란 당국이 올바른 결정을 내린다면, 그들은 그녀를 석방해 이 영예를 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면서 오는 12월로 예정된 시상식에 모하마디가 참석할 수 있길 희망했다.
모하마디의 노벨평화상 수상은 이란 여성들이 주도한 반정부 시위가 발생한 지 1년 후에 나온 것이다. 지난해 9월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도덕경찰에 끌려간 뒤 의문사한 마흐사 아미니(22)의 사건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이란 전역에서는 히잡 착용 반대 시위가 일었다. 이란 당국은 시위를 잔인하게 진압했고 시위는 대부분 수그러들었다.
안데르센 위원장은 당시 이란 시위의 모토인 여성, 생명, 자유는 모하마디의 여성 인권 향상을 위한 헌신을 표현한다고 했다.
모하마디의 가족은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모하마디의 노벨평화상 수상은 이란의 자유를 위한 투쟁에 있어서 역사적이고 심오한 순간"이라고 했다. 이어 "노벨평화상의 영광은 모든 이란인들의 것이며, 특히 용맹함으로 자유와 평등을 위해 싸우며 전 세계를 사로잡은 이란의 여성과 소녀들을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란의 여성 인권 억압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지난 9월 이란에서는 여성의 히잡 착용 의무를 강화하는 법안이 의회를 통과했다. 이달 1일에는 이란 수도 테헤란의 지하철에서 아르미타 게라완드(16)가 도덕경찰과 히잡 규정 위반 문제로 충돌한 뒤 혼수상태에 빠지는 등 ‘히잡 의문사’가 되풀이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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