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무력 충돌로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스라엘에 진출해 있는 글로벌 기업들에 비상이 걸렸다.
9일(이하 현지시간) 로이터,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이후 다국적 기업들이 이스라엘 내 일부 사업장을 폐쇄하고 직원들을 재택근무로 전환했다.
JP모건체이스, 골드만삭스, 뱅크오브아메리카, 모건스탠리 등 미국 금융사들은 이스라엘 내 직원들을 재택근무로 전환했다. JP모건체이스는 이스라엘에 직원이 200여 명 넘게 있다.
각국 항공사들은 텔아비브행 직항편을 중단했다. 델타항공, 유나이티드항공, 아메리칸항공은 텔아비브행 항공편을 취소했다. 유럽의 루프트한자, 에어프랑스, 위즈에어 등도 운행을 중단했다. 이날 블룸버그 세계 항공 지수는 약 2.6% 하락하는 등 항공사 주가는 줄줄이 밀렸다. 로얄캐리비안, 카니발 등 크루즈 운영사들은 이스라엘 기항 등의 일정을 조정하고 있다.
다만, 이스라엘 항공사 엘알은 역대 최대 규모의 이스라엘 동원령을 위해서 이스라엘행 항공편 운항을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30만명 규모의 예비군을 동원하기로 발표한 상황이다.
예비군 상당수가 미국 테크 회사에서 근무하고 있는 관계로 동원령에 따른 기술 업계의 인력 공백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엔비디아는 다음주 중 이스라엘 수도 텔아비브에서 개최할 예정이던 인공지능(AI) 콘퍼런스인 ‘AI 서밋(SUMMIT)’을 취소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이 콘퍼런스에 직접 참여해서 기조연설에 나설 계획이었다. 엔비디아는 "참가자들의 안전은 우리의 최우선 과제이며, 이것(행사 취소)이 모든 사람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최선의 조치라고 믿는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배송업체 페덱스는 이스라엘 내에서 서비스를 중단했고, H&M과 자라(ZARA) 등 의류 회사들은 현지 매장을 일시적으로 닫았다.
다국적 제약회사 일라이릴리는 현지 직원들의 안전 보장을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라이릴리는 의약품 공급을 위해서 현지 사업장을 계속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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