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구리왕’으로 불리는 마이커그룹의 허진비 회장(58)이 중국 당국에 구금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중국 구리업계 내 유동성 위기 확산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10일(현지시간)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허 회장이 최근 중국 산시성 공안 당국에 구금돼 조사받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허 회장의) 동료들이 최소 하루 이상 그와 연락이 끊겼다고 했다”며 “고향인 산시성에서 공안에 연행됐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말했다. 연행 이유에 대해서는 전해지지 않았다.
마이커그룹은 한때 연간 100만톤(t)의 구리를 수입해 중국 전체 수요의 25%를 처리하는 업계 1인자였다. 구리 이외에 알루미늄·니켈·아연 등의 금속도 주요 거래 대상이며 상품거래, 선물 중개, 호텔·창고업·비즈니스센터 등 자산 관리 분야의 사업도 운영하고 있다.
화물열차 경비원 출신의 허 회장은 금속 선물거래로 큰돈을 벌면서 순식간에 중국 재벌 반열에 올랐고, 업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 통했다. 그런 그의 몰락은 업계 전반에 충격을 가져다줄 수밖에 없다.
그를 위기로 몰아넣은 건 코로나19였다. 중국 당국의 제로코로나 정책으로 마이커그룹의 본사가 있는 시안은 지난해 1월, 4월, 7월 총 3차례에 걸쳐 약 3달여간 봉쇄됐고, 마이커그룹이 운영하는 호텔과 상업용 시설 등이 큰 타격을 입었다.
2021년 말부터는 중국 부동산 시장 위기가 본격화하면서 건설용 금속 자재 수요가 급감했고 마이커그룹은 유동성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
올해 2월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중국 법원에 구조조정을 신청했지만, 지난 4월 홍콩 자회사가 ING그룹으로부터 1억5000만달러에 달하는 미지급 부채에 대해 소송을 당하는 등 시장에 복귀하지 못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마이커그룹의) 시장에서의 지속적인 부재는 중국 구리 시장의 유동성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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