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수현 경기도 양주시장이 해외 연수를 앞둔 시의원 등에게 여행 경비 명목으로 수백만 원을 전달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돈 봉투를 전달한 시장과 돈 봉투를 받은 시의원 모두 선출직이어서 사실로 드러나면 지역 정가에 큰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
11일 양주시의회 등에 따르면 강 시장은 지난 8월 24일 양주시의회를 방문해 해외 연수를 떠나는 시의장 등 시의원 8명에게 미화 100달러 1장씩이 든 돈 봉투를 각각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 시장은 시의회 방문 때 부재 중이던 시의원 4명에게는 시의회 A팀장을 통해 돈 봉투를 전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강 시장에게 돈 봉투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시의원 4명은 강 시장 소속인 국민의힘 의원들이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의원들은 해외 연수 출발 전에 돈 봉투를 돌려준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8월 26일부터 9월 3일까지 7박 9일 일정으로 헝가리, 오스트리아, 체코 등 유럽 3개국을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강 시장이 시의원에게 직접 돈 봉투를 전달한 정황도 드러났다.
강 시장은 시의원들이 해외 연수를 출발하기 전 시의원들의 사무실을 찾았으나 자리를 비운 일부 시의원에게는 A팀장에게 100달러가 든 봉투를 전달하라며 맡기고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양주시의회 한 의원은 "공직자 비위를 감찰하고 발본색원해야 하는 단체장이 오히려 공직기강을 문란하게 하는 주인공이 되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
공직선거법 제113조(후보자 등의 기부행위 제한) 제1항에서 규정하는 국회의원·지방의회의원·지방자치단체장 등은 선거구민 또는 기관·단체·시설 등에 대해 모든 기부행위를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한편 강 시장은 지난 3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법원에서 벌금 80만원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어 이번 돈 봉투 의혹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돈 봉투를 준 의혹과 관련해 공식적인 견해를 듣기 위해 아주경제는 시장 비서실 등을 통해 강 시장과 여러 차례 접촉을 시도했으나 연결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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