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회장 "미중 갈등에 배터리 가격 상승...中에 100% 의존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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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원 기자
입력 2023-10-11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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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블룸버그통신 인터뷰

  • 화웨이폰 SK 반도체 내장엔 "미스터리"

  • 메모리 반도체 공급과잉 진단

  • 칩 크기 축소가 주요 과제

  • "SK그룹 승계 계획 있지만 공개 일러"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15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SV 리더스 서밋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달 15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SV 리더스 서밋'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중 간 지정학적 긴장 고조로 대중국 의존도 축소에 나서고 있으며, 이로 인해 전기차 배터리 가격이 오랫동안 떨어지지 않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 같이 말했다. 지정학적 공급망 이슈로 일정이 변경되지 않았다면, 비용 측면에서 배터리 가격을 훨씬 더 낮출 수 있었을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지난해 8월 중국을 배터리 공급망에서 배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내놨다. IRA에 따르면 중국에서 배터리 소재를 조달할 경우 미국의 보조금을 받을 수 없다. 이는 전기차 제조 비용의 약 40%를 차지하는 배터리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 중국이 배터리 제조에 필요한 광물 등 핵심 소재 시장을 틀어쥐고 있어서다.
 
최 회장은 배터리 가격 상승 이유에 대해 지적하면서도 대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것은 필연적이라는 점 역시 강조했다. 그는 “핵심 소재를 100% 중국에 의존할 수는 없다”며 "SK 역시 중국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 소재를 공급받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최근 아프리카와 남미를 방문했다"고 전했다. 

최 회장은 반도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특히 중국 화웨이가 지난 8월 공개한 스마트폰 ‘메이트60 프로’에 SK하이닉스의 첨단 반도체가 내장된 것과 관련해서는 “(어떻게 칩을 확보했는지) 미스터리”라고 말했다.

그는 “내부적으로 조사한 결과 SK하이닉스의 자체 유통채널이 아닌 다른 루트로 (반도체를)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앞서 SK하이닉스는 화웨이가 미국의 제재 대상에 오른 이후 화웨이와는 거래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한 최근 미국 정부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중국 현지 공장에 대한 반도체 장비 반입 규제를 사실상 무기한 연기한 데 대해서는 “매우 기쁜 소식”이라며 환영의 뜻을 전했다. 최 회장은 “우리가 비축하고 있는 건 메모리 반도체이고, 이는 (기술이 아닌) 상품”이라며 “상품 자체에 엄격한 잣대를 적용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현재 반도체 업황에 대해서 최 회장은 “좋지 않다”며 “공급 과잉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메모리 부분에서 그렇다”고 진단했다. 나아가 칩 크기를 줄이는 것이 반도체업계의 주요 과제라며 수익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고 짚었다. 

최 회장은 "그러한 첨단 반도체를 가지려면 많은 자본을 투자해야 한다. 그러나 그 투자가 성과를 못낼 때도 있다"며 "신기술을 도입하면 보통 30% 이상 비용 절감할 수 있지만 요즘은 10%가 안된다"고 토로했다. 이어 "현재 반도체 산업의 침체 주기가 지난 번보다 오래 이어지고 있지만 내년에는 여건이 개선될 것"이러며 기대를 내비쳤다.
 
한편 최 회장은 SK그룹 승계 계획과 관련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그는 자신이 사고를 당하면 누가 회사를 이끌겠냐며 “승계를 준비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만의 계획은 있지만 아직 공개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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