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IDF)이 “며칠 내 상당한 병력을 동원해 가자시티에서 대규모 작전을 벌일 것”이라고 12일(현지시간) 발표했다. 가자시티는 가자지구 중심 도시다. 사실상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 대한 지상군 투입이 임박했음을 통보한 셈이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전체 인구 230만명 가운데 절반에 해당하는 110만명에게 앞으로 24시간 이내에 가자지구 남쪽으로 이동할 것을 명령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성명을 내고 “하마스 테러조직이 이스라엘을 상대로 전쟁을 벌였고, 가자시티에서 군사작전을 벌일 것”이라며 “이번 대피 명령은 여러분의 안전을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가자시티로의 복귀를 허용하는 또 다른 공지가 있을 경우에만 가자시티로 복귀할 수 있다”며 “이스라엘의 국경에 설치된 보안 펜스에 접근하지 말라”고 덧붙였다.
유엔은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주민 이동 명령은 재앙이라며, 이를 철회해 줄 것을 촉구했다.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유엔은 매우 파괴적인 인도주의적 결과 없이는 이런 이동이 일어날 수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만약 이 명령이 확정된 것이라면, 이미 비극적인 상황이 재앙으로 변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이를 철회해 달라"고 말했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시티 주민, 유엔 직원, 학교, 보건소, 병원 등 유엔시설로 대피한 사람들에도 이동 명령을 내렸다. 유엔은 가자시티와 가자지구 북부에 있는 모든 유엔 직원들에 이집트와 가자지구 접경지인 남쪽 라파로 대피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는 X(옛 트위터)를 통해 “이스라엘 당국이 학교 등 UNRWA 보호소에 있는 모든 민간인을 보호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가자지구는 아비규환이다. 가자시티에 있는 팔레스타인 적신월사 대변인은 백만명 이상의 사람들이 빠른 시간 안에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AP통신에 말했다. 대변인은 흐느끼면서 "음식도, 전기도, 연료도 잊으라. 이제 유일한 걱정은 단지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가"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환자들은 어떡하나. 부상자, 노인, 아이들이 있다"며 의료진들이 대피하거나 환자들을 버리는 것을 거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번 지상군 투입을 통해서 하마스 무장세력이 숨어 있는 지하 터널을 파괴하겠다고 경고했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가 가자지구 땅 아래에 거미줄처럼 뻗어 있는 터널을 구축했을 것으로 추측한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7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 남부를 공격한 이후 이에 대한 보복으로 가자지구에 6000발에 달하는 폭탄을 퍼부었다. 가자지구 보건부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현재까지 팔레스타인 1500명이 사망했다. 이 중 어린이가 500명, 여성이 276명이다. 부상자는 6만6000명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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