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월 13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주민들이 생필품을 들고 대피하고 있다. 이날 이스라엘군은 하마스를 겨냥한 대규모 보복 공습을 예고하면서 가자시티 주민 전원에게 남쪽으로 대피하라고 권고했다. [사진=AFP·연합뉴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북부 주민 110만명에게 24시간 안으로 남부로 이동할 것을 명령한 가운데 유럽연합(EU) 외교 수장이 이러한 대피 명령은 "실행이 불가능한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을 방문 중인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14일 베이징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EU의 공식 입장을 대변해 말하겠다”며 “(그 대피 계획은) 실행이 완전히, 완전히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가자지구와 같은 상황에서 24시간 안에 100만명을 이동할 수 있다고 상상하는 것은 오직 인도주의적 위기로 이어질 뿐이다”라고 지적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이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전쟁에도 규칙이 있다”며 가자지구 주민들에게 연료, 식량, 물을 제공하는 등 민간인을 보호할 것을 촉구했다.
유엔은 이스라엘의 대피 경고에 따라 가자지구 주민 수만 명이 밤새 남쪽으로 대피한 것으로 추정한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대피 명령 이전에 40만명 이상의 팔레스타인인이 난민이 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이스라엘은 대피 명령을 비판하는 각국 언론 보도에 문제를 제기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많은 언론이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하마스에 책임을 묻는 대신, 우리의 조치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은 매우 슬프고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그들이 전쟁을 시작했다. 그들은 우리 민간인을 표적으로 삼은 자들”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가자지구에 있는 팔레스타인 민간인은 우리의 적이 아니다”라며 “우리는 그들을 그렇게 평가하지 않으며, 그들을 목표물로 삼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대피 명령은 민간인의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란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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