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뿐 아니라 자동차, 배터리 기업들의 3분기 실적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대기업 실적 반등으로 인해 국내 소부장 산업에 훈풍이 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15일 한국기계산업진흥회에 따르면 반도체 관련 부품 산업인 전자부품 업종의 7월 생산량은 전년 동기 대비 1.3% 감소했다. 이는 올해 상반기(1~6월) 감소치인 –23.1%와 비교해 18배가량 개선된 수치다.
6월만 보면 국내 전자부품 기업들의 생산량은 2% 증가하면서 올해 최악의 감소 폭을 보인 3월(-38.6%)과 비교해 대폭 개선됐다.
출하량도 7월 기준 0.2% 감소한 데 그치며 사실상 지난해 수준으로 회복했다. 올해 상반기 전자부품 산업의 출하량 감소폭은 –23.1%다.
특히 전자부품 산업군에서도 반도체 산업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전자집적회로, 다이오드·트랜지스터 및 반도체 소자, 회로기판, 마그네틱 및 광학매체 등 업종이 지난 6월부터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섰다.
업계는 3분기 전체로 보면 올해 상반기 감소 폭을 상당 부분 상쇄시킬 수 있는 성장세를 기록한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반도체 기업 전반의 반등은 국가 차원의 소부장 회복과도 맞물렸다.
7월 기준 한국 소부장 산업 전체의 생산량은 전년 동기 대비 3.9% 감소한 데 그치며 글로벌 경기침체라는 대외악재를 무색하게 만들 정도로 회복했다. 6월에는 1.4%의 생산량 증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상반기 7.1% 역성장에서 대폭 개선된 것이다. 8~9월 소부장 생산량은 현재 집계 중이지만 6월 수준의 신장을 보인 것으로 전망된다.
출하량 역시 지난 6월 0.8% 감소, 7월 3.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올해 상반기 평균치인 –7.9%와 비교해 크게 개선됐다.
SK하이닉스의 반도체 협력사에서 근무하는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에서 돈을 가장 잘 버는 삼성과 SK의 3분기 장사가 잘되면서 협력사들의 분위기도 다소 희망적”이라며 “상반기에는 관련 장비를 처분해야 할 위기까지 있었으나, 어려운 시기를 잘 넘기고 삼성, SK가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해 줘서 기쁘다”고 말했다.
다만 이른 축배를 들기는 이르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여전히 국내 소부장 산업의 재고는 올해 1~7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28% 이상 증가한 상태다. 생산 및 출하량 증가가 재고 감소로는 이어지지 않은 상태다.
이스라엘-하마스 무력충돌로 인한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도 대외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국제유가 선물 및 현물 가격이 지난주 90달러를 넘어서면서 올해 고점으로 달리고 있으며, 중국의 경제침체 역시 좀처럼 회복을 점치기 힘든 상황이기 때문이다. 올해 1~7월 수출액도 1876억 달러로 전년 동기(2260억 달러) 대비 383억 달러가 줄었다.
한 재계 관계자는 “글로벌 수요 증가에 따른 반등이라기보다는 일종의 판매전략 등에 따른 실적 반등으로 보는 시각이 많아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됐다고 보긴 힘들다”며 “당분간은 국제 정세를 지켜보면서 3분기의 분위기를 4분기까지 이어갈 수 있는 대응책 마련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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