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이하 현지시간) 공격을 받은 알아흘리 아랍 병원은 성공회 선교사들이 1882년에 설립한 가자지구에서 가장 오래된 병원이라고 아랍 주요 매체 알자지라는 보도했다.
현재도 예루살렘 성공회 교구가 운영 중으로 알아흘리 아랍 병원은 가자시티 중심부에 위치한다. 아랍어로는 ‘아랍 사람들의 병원(The Arab People’s Hospital)’을 뜻한다. 기독교 병원이지만, 종교와 상관 없이 의료 서비스를 제공했다.
한 가자지구 주민은 엑스(옛 트위터)에 병원 공격과 관련한 목격 영상을 올리고 "사람들은 가자지구의 유일한 기독교 병원에서 안식처를 찾았었다"고 말했다.
알아흘리 병원은 매년 4만5000명 이상의 환자를 치료했다. 노인 여성을 위한 무료 진료소, 화상 치료를 비롯해 저체중 및 영양실조 아동을 위한 무료 진료, 유방암 조기 검진 프로그램, 트라우마를 겪는 아동과 보호자를 위한 심리 치료 지원 등을 제공했다.
알자지라는 “알아흘리 병원은 가자지구 전역의 마을에 무료 이동 진료소를 제공했다”며 “2014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 당시 이 병원은 하루 평균 45건의 화상을 치료했고, 이중 절반은 어린이였다”고 전했다.
국제 기부금을 통해 이 병원을 운영하는 예루살렘 성공회 교구는 18일 알아흘리 병원에 대한 폭격을 규탄했다. 예루살렘 성공회 교구는 성명을 내고 “가자지구에는 안전한 피난처가 없다”며 이번 공격은 인류에 대한 범죄라고 밝혔다. 성명서는 “국제인도법의 원칙에 따르면 병원은 성역으로, 이번 공격은 경계를 넘어섰다”며 “우리는 이것이 국제적인 비난을 받아야 마땅하다고 주장한다”고 강조했다.
BBC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병원 공격에 대한 의혹을 부인했다. 이스라엘군 수석 대변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브리핑에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는 이번 병원 공격이 또다른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이슬라믹 지하드(PIJ)의 로켓 오발로 발생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스라엘을 비난하기 위해 ‘글로벌 미디어 캠페인’을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하가리는 “그들은 사상자 수를 늘리기까지 했다”며 항공 영상으로 보면 병원 자체와 인근 건물에 대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병원 밖의 주차장만 피해를 보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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