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 부총리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감에서 "3년 연속 큰 폭으로 세수 오차가 발생했다"며 해명을 요구한 김영선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지난해 말부터 국내외 경제 상황이 급변하면서 기업 실적이 예상보다 크게 악화되고 자산시장 침체가 굉장히 커지면서 세수 추계에 오차가 크게 발생했다"고 답했다.
정부는 지난달 세수 재추계를 통해 올해 세수를 기존 전망(400조5000억원)보다 59조1000억원 부족한 341조4000억원으로 전망했다.
김 의원이 국제기구 등과 세수 추계에 대해 협력하는 방안을 찾을 것을 촉구하자 추 부총리는 "전문기관인 국회 예산정책처와 협업을 강화하고 국제통화기금(IMF),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제기구 전문가에게 컨설팅을 받아 제대로 추계하는 등 개선안을 적극 찾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고영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 세계에서 R&D 투자를 늘리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30년 만에 관련 예산을 삭감했다"며 "정부는 지난 3월 R&D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말한 바 있는데 3개월 뒤 이를 폐기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추 부총리는 "(윤석열 정부) 첫해에 미처 보지 못했던 부분들을 차분히 보니 한번은 R&D 예산을 구조조정할 때가 됐다는 문제의식을 가진 것"이라며 "(R&D) 예산이 10조원에서 20조원까지 늘어나는 데 11년 걸렸는데 20조원에서 30조원까지 오는 데는 단 3년 걸렸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중요해서 늘린 것은 일정 부분 이해하는데 너무 방만하게 빨리 늘렸다"며 "옥석을 가리면서 필요한 데 늘렸어야 했는데 정말 많은 부분에 전방위적으로 많이 늘렸다"고 부연했다.
파행으로 끝난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와 관련해 내년 새만금 SOC 예산이 당초 계획보다 대폭 삭감된 배경과 과정도 이날 국감 도마에 올랐다.
한병도 민주당 의원은 "정부가 내년 새만금 예산을 5%, 10%도 아닌 78%를 일괄 삭감하면서 전북도민 사기를 짓밟았다"며 민주당이 새만금 SOC 예산 복원을 내년도 예산안 처리를 위한 당론으로 채택했다고 말했다.
앞서 올 8월 국무회의를 통과한 내년도 예산안에 새만금 SOC 예산은 1479억원으로 편성됐다. 당초 정부부처에서 반영한 새만금 SOC 예산은 6626억원이었지만 기재부 심사 과정에서 5147억원(77.6%) 삭감됐다.
당시 추 부총리는 "전국 모든 SOC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며 전체 SOC 예산이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지만 막상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서 전체 SOC 예산은 26조1000억원으로 편성되며 올해보다 4.6% 늘었다. 또 여기에 가덕도 신공항에는 올해보다 41배 늘어난 5363억원이 편성됐고 예비타당성조사에서 사업성이 없다는 평가가 나온 서산공항에도 설계비 10억원이 반영되면서 형평성 논란이 불거졌다.
한 의원은 'SOC 예산 원점 재검토'라는 추 부총리 발언에 대해 "새만금 예산 삭감을 위해 큰 그림(빅픽처)을 그린 것이었냐"며 "예산으로 보복하는 정권은 듣지도 보지도 못했다"고 성토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추 부총리에 대해 내년 총선 불출마를 요구하는 발언도 나왔다. 김영선 의원이 "수출이 확실하게 회복되고 경제구조에 변화가 드러날 때까지 (추 부총리가) 차기 국회의원 선거를 포기하고 계속 경제를 담당하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하자 추 부총리는 "현직에 언제까지 있을지 알 수 없지만 매일 자리에 있을 때 말씀한 부분을 유념해 열심히 할 것"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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