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우리는 역사의 변곡점에 직면해 있다”면서 오늘날 우리가 하는 일이 앞으로 수십 년의 결과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황금시간대 대국민 연설을 통해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의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미국 국가 안보에 필수적”이라면서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과 멀어진다면 글로벌 카오스(혼란)의 위험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선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인질로 잡은 자국민들을 “고국으로 데려오기 위해 모든 방법을 모색하고 하고 있다”면서 이보다 더 높은 우선순위는 없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하마스는) 이웃 민주주의를 전멸시키고 싶어한다”며 하마스가 민간인을 방패로 활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그는 하마스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둘은) 서로 다른 위협을 나타내지만, 공통점을 공유한다”며 “그들 둘은 이웃 민주주의를 완전히 전멸시키기를 원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때문에 나는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를 포함한 중요한 파트너를 지원하기 위해 그리고 미국 국가 안보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내일(20일) 의회에 긴급 예산을 송부하려고 한다”며 “이는 여러 세대에 걸쳐 미국 안보에 배당금을 지급할 현명한 투자”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 자녀와 손주들을 위해 더 안전하고, 더 평화롭고, 더 번영하는 세상을 만들 수 있도록 우리를 도와 달라”며 “이스라엘에서 우리는 그들이 항상 사람들을 보호하는 데 필요한 것을 갖추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예산이 이스라엘에서 아이언돔 방어 시스템이 계속해서 기능하도록 보장하고, 적대 행위자들에게 메시지를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자금을 통해 중동을) 더 안정되고, 이웃 국가와 연결되며, 더 예측할 수 있는 시장, 더 많은 고용, 더 적은 비통, 더 적은 전쟁"이 있는 곳으로 만들길 원한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각각으로 양분된 두 국가 방안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어려운 일이지만 평화를 포기할 수 없고, 두 국가 해결책도 포기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또한 혐오 범죄에 대해서도 경고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무슬림계 미국인 공동체, 아랍계 미국인 공동체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이 상처받았는지 안다”며 '이슬라모포비아(이슬람 공포증)‘를 지적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미국에서 이슬람계 미국인 소년이 혐오범죄로 사망한 사건을 언급하면서 “우리가 우리로 존재하게 만드는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서 그 어느 때보다 더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은 9·11 이후) 분노에 눈이 멀었고 실수했다”며 이스라엘이 이러한 실수를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설을 마무리하면서 올해 초 우크라이나를 비밀리에 방문했던 때를 회상했다. 그는 “멀리서 공습 사이렌이 울리는 가운데 젤렌스키 대통령과 키이우를 걸을 때 나는 뭔가를 느꼈다”며 “미국이 여전히, 여전히 전 세계의 등불(beacon)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대통령들은 통상 국가적 위기에 직면했을 때 백악관 집무실에서 연설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의회와의 합의를 통해 국가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를 가까스로 모면했던 지난 6월 집무실 연설을 한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황금시간대 연설은 백악관이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 대만 등 동맹국에 1000억 달러(약 135조원) 이상의 예산을 투입할 것을 의회에 요청하기 바로 전날 나왔다. 공화당 강경파 의원들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지원을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이에 백악관은 이스라엘에 140억 달러, 우크라이나에 600억 달러 등을 투입하는 안을 하나로 묶어 패키지로 지원하는 안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연설은 이스라엘 방문 직후 이뤄졌다. 미국은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방문을 통해 가자지구의 유일한 탈출로인 라파 통행로가 조만간 열릴 것이라고 밝혔지만, CNN은 오는 20일 라파 통행로가 열리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