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SKT)이 자사 프로농구단 SK나이츠의 2023~2024 KBL 홈 개막전에서 '가상인간(버추얼 휴먼)' 기술을 활용한 콘텐츠를 선보이며 시선을 끌었다. SK나이츠 주요 선수들의 버추얼 휴먼이 경기장에 등장해 팬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안겼다. 버추얼 휴먼 나수아는 명예 치어리더로 활동하며 관객의 환호성을 자아냈다.
22일 서울 송파구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SK나이츠의 시즌 첫 홈 경기 개막전에서는 전희철 감독과 코치단, 김선형·오세근 등 SK나이츠 소속 선수 총 22인의 버추얼 휴먼으로 구성된 영상이 공개됐다.
영상은 버추얼 농구단이 중세 판타지 세계에서 철갑옷을 두른 무적의 기사단으로 변신해 오크들과 전투에서 승리를 거머쥔다는 내용이다. 영상 속 선수들은 비장한 표정과 승리에 대한 의지로 가득한 모습을 보여주며 팬심을 매료시켰다.
SKT는 영상 제작을 위해 버추얼 휴먼 전문기업 온마인드와 함께했다. 정보통신기술(ICT)을 통해 스포츠 팬들에게 새로운 즐거움을 선사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자 머리를 맞댄 것. 최근 SKT와 계열사인 SK스퀘어는 기술 제공·투자 등 다양한 방식으로 온마인드와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SKT는 AI 핵심 기술을 제공하며 온마인드 대표 버추얼 휴먼인 나수아의 AI 보이스를 제작하는 데 협력했다. 앞서 2021년 11월 SK스퀘어는 80억원을 투자했다.
나수아의 AI 보이스는 사람과 실시간 대화가 가능할 정도로 발전한 모습이었다. 이날 SK나이츠 개막전이 열리기 전 프로젝트에 대해 소개하는 미디어 설명회에서 나수아는 기자들 질의에 실시간으로 답했다. 개막전과 중간 작전타임에 치어리딩 무대로 경기장 무대를 달구기도 했다. 경기장 전광판에 등장한 나수아는 SK나이츠 응원복을 입고 대표 응원가 질풍가도에 맞춰 현란한 치어리딩을 선보였다.
농구단의 디지털 트윈 제작에는 3차원(3D) 스캔 장비인 포토그래메트리가 쓰였다. 포토그래메트리는 카메라 여러 대로 촬영한 고품질 이미지 데이터를 기반으로 프로그램이 공간을 재구성하고 좌푯값을 생성해 폴리건 데이터로 만들어 주는 장비다. 폴리건은 3차원 그래픽에서 입체적인 이미지를 표현하기 위해 기본 단위로 사용하는 정다각형의 면을 의미한다.
특히 영상 속에서 선수들의 역동적인 동작을 구현하기 위해 '실시간 렌더링' 기술을 사용했다. 이는 별도의 영상 합성이나 후처리 렌더링이 필요 없는 더욱 빠르고 쉽게 높은 수준의 3D 영상을 만들어내는 데 주효했다.
이날 공개한 영상은 두 달 남짓한 기간에 만들어진 것이다. 김형일 온마인드 대표는 "단기간에 모든 걸 해내야 하는 상황에서 온마인드에는 새로운 도전이었다"며 "실제와 구분이 어려울 정도로 눈물샘·주름·솜털까지 정교하게 구현해 내는 것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SKT 관계자는 "버추얼 휴먼 협업은 고객에게 차별화된 즐거움을 주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며 "SK나이츠를 아끼고 응원하는 팬들과 매 경기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을 위해 더욱 새롭고 신선한 응원 요소들을 적용하려고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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