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사우디아라비아 국빈 방문을 계기로 개최된 '한-사우디 투자포럼'에서 사우디 측이 더 적극적으로 임한 것으로 23일(현지시간) 알려졌다.
대통령실의 이날 보도자료에 따르면 전날 열린 포럼에서 체결된 계약과 양해각서(MOU)들은 사우디 측의 깐깐한 검증 작업을 거쳐 발표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 투자부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성과 창출이 되어야 한다"며 행사 당일 새벽까지 양국 기업이 추진하는 협력 성과에 대한 검증 작업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선정 기준을 넘지 못한 일부 사업들은 최종적으로 MOU 발표가 좌절되기도 했다.
투자포럼 메인행사 중 하나로 개최된 '현대자동차-사우디 국부펀드(PIF) 자동차 생산 합작투자 계약 체결식'은 사우디 정부의 강한 요구로 주요 이벤트가 됐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사우디 측이) 현대차 전기차 생산공장이 한-사우디 협력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고 보고 대대적인 홍보를 원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알 루마이얀 PIF 총재는 당초 다른 일정이 있었지만, 급하게 일정을 변경해 포럼에 참석하기도 했다.
포럼에 앞서 개최된 윤 대통령의 사전 환담에도 사우디 기업인들의 참석 요청이 쇄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양국 정부는 일부 소인수만 참석하는 것으로 계획했지만, 사우디 측의 강한 요청으로 참석 규모를 좁은 환담장이 허용하는 최대 인원으로 확대했다.
사전 환담에는 빈 살만 에너지부장관, 알-팔레 투자부 장관, 알 코라예프 산업광물자원부 장관 등 사우디 경제부처 장관들과 주요 기업인들이 대거 참석해 한국과의 협력 의지를 재차 다짐했다.
알 팔레 투자부 장관은 "작년 윤 대통령과 무함마드 왕세자의 성공적 회담 이후 향후 50년의 성취를 위한 발판이 마련됐다"며 "회담 이후 인프라, 에너지는 물론 신산업 전반으로 협력이 확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알 코라예프 산업광물자원부 장관은 양국의 새로운 산업전략 핵심을 자동차로 꼽았다. 그는 "현대차 프로젝트를 성공시켜 모델 사례가 되도록 할 것"이라며 "한-사우디 협력이 단순히 중동 시장에 국한되어서는 안되고, 최적의 지정학적 위치를 바탕으로 전세계로 뻗어나갈 전초기지가 되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알 루마이얀 PIF 총재는 "PIF는 매년 400~500억불을 투자하고 이중 상당 부분을 한국에 투자하고 있다"며 "더 많은 한국기업과의 협력을 희망한다"고 말했다.
정의선 현대차 회장은 "선대 회장이 사우디 건설사업에 참여한 지 50년 만에 현대차가 사우디 전기차 사업에 진출하게 되어 감회가 새롭다"면서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시장으로서가 아니라, 새로운 기술을 토대로 사우디의 청년들이 미래를 열어나갈 수 있는 산업 발전의 주춧돌이 되기를 희망한다. 사우디가 중동의 자동차산업 메카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사우디가 삼성으로서는 매우 중요한 시장이다. 휴대폰 사업 뿐 아니라 사우디 최초의 메트로 건설사업, 네옴 프로젝트도 같이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협력할 분야가 무궁무진하다. 사우디 비전 2030 실현을 위해 함께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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