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50인 미만 사업장까지 중대재해처벌법(중처법)이 확대 적용되는 가운데 소규모 사업장 부담을 경감해 주려면 고용노동부가 시행령 규정을 마련하고 안전보건체계 구축 지원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노총은 24일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 대회의실에서 '50인 미만 사업장 중대재해처벌법 현장적용 및 개선방안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는 50인 미만 사업장 중대재해처벌법 현장적용 및 개선방안과 안전보건규제 강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열렸다.
50인 미만 사업장 사망자 80% 달해
중대재해처벌법이 지난해 1월 시행돼 시행 2년째를 앞두고 있지만 산업재해는 줄지 않고 있다. 지난해 기준 산업재해 사망자는 874명으로 2021년 828명보다 5.55%(46명) 늘었다. 같은 기간 50인 미만 사업장 사망자는 각각 76%(665명), 81%(670명)를 차지했다. 서강훈 한국노총 선임차장은 "50인 미만 사업장 안전보건규제는 산업구조와 노동시장 변화에도 불구하고 과거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50인 미만 사업장 산업재해를 줄여야 하지만 안전보건체계 구축과 이행은 미흡한 상황이다. 중소기업중앙회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위험성평가 제도가 시행된 지 10년이 지났으나 위험성평가를 실행하지 않는 사업장이 약 40%에 달했다. 서정헌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정책실장은 "산재예방과 안전관리 강화에 대한 중요성은 중소기업도 공감하는 사항이나 경제적 여력 부족으로 적극적 투자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고용부, 안전보건체계 구축 지원 확대해야
내년 1월 50인 미만 사업장에 중대재해처벌법이 확대 시행될 경우 소규모 사업장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한국경영자총협회 조사결과에 따르면 50인 미만 사업장 77%는 중처법 의무 대응능력이 부족하다고 답했다. 지난 9월 기준 중처법 의무 미이행으로 검찰이 기소한 25개 사업장 중 24개가 중견·중소기업 및 중소 건설현장이었다. 전승태 경총 팀장은 "중처법 50인 미만 사업장 확대 적용 시 사고발생 기업 사업주는 형사처벌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고용부가 50인 미만 사업장이 현실적으로 이행 가능한 중처법 시행령 규정을 마련하고, 안전보건체계 구축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김관우 법무법인 율촌 수석은 "고용부에서 중처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현실적으로 소규모 사업장에서 실행 가능한 항목 위주로 적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안전보건체계 구축 지원 사업장 수는 1만6000곳"이라며 "5인 이상 50인 미만 사업장을 약 68만곳으로 볼 경우 현 수준으로 기술지원 시 42년이 소요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공공부문에서는 위험업종을 중심으로 선택과 집중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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