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硏 "내년 금융업 소폭 성장…은행업 '흐림'·보험업 '맑음'"

성장 둔화…수익성은 업종별 차별화 심화

5대 시중은행 본점의 로고 [사진=연합뉴스]

경기회복 기대감에도 대내외 불확실성과 고금리로 내년 금융산업은 소폭 성장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고비용 구조 속 생산성 향상과 사업구조 혁신, 성장 동력 발굴 등 금융사들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이같은 내용의 '2024년 금융산업 전망' 보고서를 25일 발간했다.

은행업은 다소 낮은 성장이 예상될 것으로 전망했다. 대출증가율은 내년에도 명목GDP를 하회하는 3.4%로 예상했다.

가계대출의 경우 부동산 경기가 소폭 개선되면서 주택대출이 증가하겠지만 고금리 부담으로 신용대출 감소세는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기업대출은 시설자금 등 중소기업의 자금수요가 이어지는 가운데 급증했던 대기업대출은 회사채 시장 회복으로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대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NIM(순이자마진)이 하반기부터 하락하고 대손비용이 증가하면서 순이익 증가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증권업은 금리인하 및 기업실적 성장 기대에 따른 투자심리 개선으로 위탁매매 및 S&T를 중심으로 실적 회복이 기대된다. IB부문은 기업의 직접자금조달 수요 증가에도 부동산 경기 회복 지연으로 뚜렷한 수익 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봤다.

자산운용업은 실물대체투자 부진에도 불구하고 금리하락 기대로 채권형 및 일임자산 상품에 자금이 유입되면서 성장세가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보험업은 신회계기준 적용에 따라 보장성보험 위주로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생명보험은 저축성 보험 판매가 둔화되고, 손해보험은 장기보험 성장으로 양호한 수익을 예상했다.

여전업은 여전채 조달비용 부담이 지속되면서 수익성 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신용카드업은 명목소비 둔화로 결제부문이 보합세에 그치고, 조달비용과 충당금 부담이 지속될 것으로 봤다. 캐피탈업도 자동차 산업 회복으로 리스·할부가 성장하겠지만 조달비용 및 부동산PF 관련 대손비용 부담은 클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적자를 기록한 저축은행업은 은행과의 예금금리 경쟁과 부동산PF 부실 가능성 등으로 적자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에도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금융사들은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는 한편 사업구조 혁신과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 노력에도 집중할 것으로 전망했다. 

류창원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2024년 금융회사들은 단기적인 위기 대응을 최우선으로 하되 생산성 향상, 지속가능한 사업모델 구축에도 힘써야 한다"며 "고금리, 강화된 자본규제에 더해 고령화가 고착화되는 만큼 금융산업은 이제 고비용 구조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