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태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최고기술책임자(CTO·부사장)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23 반도체대전(SEDEX)'에 참석해 '파운드리 산업의 최근 기술동향'을 주제로 강연하며 이같이 말했다. 정 부사장은 "최근에는 칩을 최대한 작게 만든 뒤 여러 개를 붙여 기능은 올리고, 비용은 줄이는 기술 로직이 각광받고 있는 데 이 분야는 삼성전자가 가장 잘 한다"며 "(삼성은) 응용처벌 다양한 첨단 반도체를 보유한 유일무이한 기업이기 때문에 (기술경쟁에서) 자신있다"고 강조했다.
또 정 부사장은 "반도체 수요가 폭발하면서 원자재가가 오르고, 성능을 올리는 작업이 점점 극한의 난이도로 되고 있지만 설계, 소재 등 각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협업해 초격차 기술에 대한 다양한 해답을 찾아 간다면 가능할 거라 본다"면서 "파운드리 고객사들은 한번 선택을 하면 10~20년간 꾸준히 함께 가기 때문에 우리가 기술을 잘 보여주면 결국 선택할 것이고, 2027년 이후부터는 고객사 포트폴리오 다변화 등 가시적인 결과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가 주최한 이날 행사는 'AI와 반도체 혁신, 미래를 연결하는 힘'이라는 주제로 오는 27일까지 열린다. 올해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을 비롯해 시스템반도체 기업과 소재, 부품, 장비(소부장) 등 'K-반도체' 생태계를 구성하는 320개 기업이 참가했다. 기업부스 역시 830개로 역대 최대 규모다.
SK하이닉스는 AI 메모리 제품을 공개했다. 초고성능 메모리 반도체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신제품 'HBM3E', PIM(프로세싱 인 메모리) 기반 AI 가속기 카드 'AiMX', 최신 규격의 서버용 DDR5, eSSD 등이 대표적이다. 별도의 부스에서는 SK하이닉스가 세계 최고 수준의 AI 메모리 기업으로 거듭나게 된 과정도 소개됐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특성화고 학생들이 생각보다 많이 방문했는데 HBM과 AiMX에 대한 질문 수준이 높아서 놀랐다"면서 "입사하기 위해 갖춰야 할 자질과 기술 능력 등 구체적인 질문도 많아서 선뜻 대답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올해는 AI 반도체 및 시스템반도체분야 국내 기업을 만날 수 있는 시스템반도체존도 별도로 마련됐다. 이곳에는 국내 최대 팹리스 기업인 LX세미콘을 포함해 100여 개 기업이 참여했다. 토종 AI 반도체 선두기업인 딥엑스와 수퍼게이트는 최근 화두로 떠오른 CPU와 GPU를 대체하는 NPU를 기반으로 AI 반도체를 개발 중이며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이밖에 국내 대표 장비기업인 원익IPS, 웨이퍼 제조장비 램리서치, 첨단 반도체 소재를 공급하는 동진쎄미켐 등도 참가해 기술 경쟁을 벌였다.
행사장은 이른 아침부터 입장을 위한 관람객들이 몰리면서 북새통을 이뤘다. 현장은 한국 반도체 산업의 미래를 짊어질 학생들과 업계 관계자, 새로운 투자 기회를 엿보는 금융권 관계자 등 다채로웠다. 익명을 요구한 A자산운용 관계자는 "미래 경쟁력 확보의 키가 패키징 공정에 있다고 판단해 주요 기업들의 기술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 반도체회사에 취업을 하고 싶다는 대학원생 이한나씨(29)는 "기업별 부스에서 홍보담당자를 만나 입사팁이나 채용정보, 최근 동향 등을 들을 수 있어서 유익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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