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사천왕은 수미산 중턱에 살며 동서남북 네 방위에서 불국토를 지키는 수호신이다. 사찰 정문 일주문과 주불전인 대웅전을 연결하는 중심축에서, 사천왕상은 주불전으로 진입하기 직전인 천왕문에 배치된다.
사천왕상은 '장흥 보림사 목조사천왕상' 등 보물로 지정된 3건을 포함해 현재 전국적으로 20여건이 있다. 17세기부터 18세기 전반까지 조성되다가 이후 불화로 그려졌다.
'구례 화엄사 소조사천왕상'과 '여수 흥국사 소조사천왕상'은 전란 이후 벽암각성과 계특대사에 의해 사찰이 복구되는 과정에서 조성됐다. 두 사천왕상 모두 의자에 걸터앉은 모습으로 제작된 의좌형 사천왕상이다.
'김천 직지사 소조사천왕상'은 조선 후기 사천왕상으로는 드물게 발원문이 발견됐다. 이를 통해 1665년 완주 송광사를 근거로 활동하던 단응과 그 유파 조각승인 탁밀, 경원, 사원, 법청 등을 초청해 조성한 것임이 밝혀졌다.
'영광 불갑사 목조사천왕상'은 원래 전라북도 무장 소요산 연기사에서 17세기 후반 제작했다. 연기사가 폐사되면서 설두선사가 1876년 영광 불갑사로 옮겨졌다.
'홍천 수타사 소조사천왕상'은 봉황문이란 현판이 달린 천왕문에 모셔져 있다. 강원도에 현전하는 유일한 사천왕상이다. 우리나라 최북단에 위치한 사천왕상이라는 점에서 조각사적으로도 중요하다.
'공주 마곡사 소조사천왕상'은 내부에 남겨진 묵서를 통해 1683년 조성됐음이 확인된 작품이다. 사천왕상 편년 연구에 기준이 된다. 17세기 마지막 단계에 해당하는 소조기법으로 제작됐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이번 일괄 지정은 중요한 조각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개방·노출돼 있어 보존관리가 쉽지 않았던 사천왕상을 지방자치단체, 소유자 등과 협의하고 전국 조사를 거쳐 추진해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사천왕상'이 체계적으로 보존·활용될 수 있도록 해당 지자체 등과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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