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쏘카 창업자인 이재웅 전 쏘카 대표. [사진=연합뉴스]
차량 공유 플랫폼인 '쏘카'가 올 3분기까진 부진한 실적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내년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성장 흐름에 올라탈 거란 전망이 많다. 이 과정에서 최근 가시화한 1·2대 주주 간 경영권 분쟁 조짐은 변수다. 양측 모두 경영권 분쟁 가능성을 부인하며 상황은 일단락됐지만, 향후 적대적 인수·합병(M&A) 대상이 되면 결국 경쟁력 약화로 직결될 수밖에 없다.
2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가가 추정한 쏘카의 3분기 영업손실 추정치는 40억원이다. 매출액은 1155억원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여행 수요가 둔화하면서 차량 가동률이 줄어든 게 발목을 잡았다. 미래에셋증권은 쏘카의 3분기 가동률이 33%로 직전 분기 36%보다 3%포인트(p)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운영 차량 수는 2만1000대로 전년 동기(2만100대)와 비슷한 수준에 그칠 것으로 봤다. 중고차 매각 이익이 줄어든 것도 부정적 요인이다. 이 와중에 쏘카스테이(숙박) 등 신규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마케팅 비용은 늘었다.
하지만 내년에는 본격적인 성장 흐름에 올라탈 거란 전망이 우세하다. 지난 6월 밝힌 외형 성장 전략에 기인한 예측이다. 내년 평균 운영 차량 대수는 2만1000대로 올해 1만9000대보다 10% 증가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빠르면 내년 상반기 중 영업이익 흑자 전환이 가능할 거란 기대감도 고조되고 있다.
다만 최근 벌어진 이재웅 창업자와 롯데렌탈 간 경영권 분쟁 조짐은 변수다. 1대 주주이자 이재웅 전 쏘카 대표 측인 박재욱 대표는 최근 추가 지분 매입으로, 2대 주주인 롯데렌탈과 '지분 격차 벌리기'에 나섰다. 박 대표 지분 매입으로 1·2대 주주 간 지분율 차이는 기존 1.99%p에서 약 4%p로 확대했다.
업계에선 경영권 분쟁의 신호탄으로 봤다. 이후 롯데렌탈도 추가 매입에 나서며, 적대적 M&A 기조가 조성될 것으로 봤다. 이런 기대 심리가 반영돼 쏘카 주가는 지난 25일 22.6% 폭등하기도 했다.
롯데렌탈은 지난해 비상장사였던 쏘카에 투자할 당시 전략적투자자(SI)로 들어오며 경영권에 대한 의지를 일찌감치 드러냈다. 쏘카 지분 중 일부를 현 주가보다 3배 이상 비싼 가격에 떠안게 된 것도 이런 관측에 힘을 보탠다. 이후 지난 8월 SK로부터 쏘카 지분 17.91%를 전량 매입해 1대 주주인 이 창업자와의 격차를 좁혔다. 당시 '공동경영계약'을 체결하며, 쏘카 경영권에 대한 의지를 재차 드러냈다.
롯데렌탈이 최초 투자할 당시 목표로 제시했던 자회사 그린카와의 시너지 창출이 사실상 물거품이 돼버린 상황에, 결국 종착점은 '경영권 확보'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현재는 롯데렌탈이 지분 추가 매입 가능성에 선을 그으며, 상황은 일단락된 상태다. 주가도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최대주주 간 경영권 분쟁이 현실화하면, 사업 경쟁력 강화에 차질을 빚게 될 우려가 크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 막 사업이 자리 잡은 쏘카가 적대적 M&A 대상이 되면 결국 경쟁력 약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며 "이는 양측 모두 손해를 감수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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