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이태원 참사 1주기'인 29일 "지난해 오늘은 제가 살면서 가장 큰 슬픔을 가진 날"이라며 "소중한 가족을 잃은 유가족 여러분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성북구 영암교회에서 열린 추도 예배 추도사를 통해 "불의의 사고로 떠난 분들이 사랑했던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우리에게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야 할 책임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국민들이 누구나 안전한 일상을 믿고 누릴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는 바로 그 책임"이라며 "반드시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그분들의 희생을 헛되게 만들지 않겠다는 다짐"이라고 덧붙였다.
영암교회는 윤 대통령이 초등학교 1학년부터 중학교 1학년까지 다녔던 교회다. 추모예배에는 오전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고위 당·정‧대 협의회에 참석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 등 여권 핵심 인사들과 교회 장로 17명이 함께했다.
이도운 대변인에 따르면 예배를 집도한 유상진 담임목사는 '즐거워하는 자들과 함께 즐거워하고,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는 로마서 12장 15절을 인용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갈등과 증오를 부추기는 것이 아니라 상처 입은 마음을 위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윤 대통령은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등이 서울광장에서 개최한 추모대회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해당 대회가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이 개입한 '정치집회' 성격이 강해 윤 대통령 참석이 부적절하다는 기류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이태원 사고 현장이든, 서울광장이든, 성북동 교회든 희생자를 추모하고 애도하는 마음은 전국 그리고 세계 어디서나 다를 것이 없다"면서 "지금은 재발을 방지하고 더 안전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국민의 마음을 모으는 게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공식 사과해야 한다'는 야당 측 주장에 "기억하는 것만 해도 윤 대통령이 공식 자리에서 네 차례 또는 그 이상 직접 사과했다"면서 "초기에 유족분들을 위로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일축했다. 그는 윤 대통령과 유가족 간 회동 가능성에 대해서는 "한번 잘 살펴보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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