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대웅의 정문일침(頂門一鍼)] 김동연 경기지사의 주민투표 요청 대통령이 답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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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강대웅 기자
입력 2023-10-30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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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최대 관문

  • 내년 2월 넘기면 하세월 공산 높아

  • 시불가실(時不可失) 때를 놓치면 안 돼

김동연 사진경기도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지난 27일 경북도청에서 열린 중앙지방협력회의에 참석해 윤석열 대통령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경기도]
무슨 일이든 다 ‘때’가 있는 법이다. 아무리 좋은 계획도 때를 놓치면 빛을 잃게 마련이다. 그리고 결과는 낭패 보기 십상이다. 선인들은 이를 시불가실(時不可失)이라 했다. 때는 한번 가면 다시 돌아오지 않으니 좋은 때를 놓쳐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크고 작은 일도 그렇지만 국가적 발전 명운이 걸린 계획은 더 그렇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김동연 경기지사가 추진하고 있는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문제도 예외는 아니다.

김 지사 공약 사항이 아니라 경기도 발전, 나아가 국가 발전의 견인차 구실을 할 것으로 보인다는 점에서 ‘때’를 맞추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경기북부특별자치도가 설치되려면 많은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 27일 김 지사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내년 2월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관련 주민투표 요청은 매우 시의적절했다.

김 지사는 이날 경북도청에서 열린 제5회 중앙지방협력회의에 참석해 윤 대통령에게 이같이 강조했다.

김 지사는 “경기 북부가 자치도가 되면 경기도와 서울에 이은 세 번째로 큰 광역 지자체가 되며 경기 북부 GRDP(재역내총생산)를 1.11%포인트, 대한민국 GDP를 0.31%포인트 상승시키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그동안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에 대한 많은 정치적인 구호가 있었지만 선거가 끝난 뒤에는 기득권 때문에 되지 않았다"면서 "이번이야말로 기득권을 내려놓고 경기북부특별자치도를 추진할 적기”라고 피력했다.(본지 10월 27일자 보도)

김 지사의 설명 속엔 때를 놓쳐 실기하면 안 된다는 의미도 담겨 있어 참석자들의 공감을 샀다. 김 지사가 요청한 주민 투표는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를 위한 필수사항이다. 특별법 제정을 위한 법적 절차다. 주민투표법 8조에도 명시돼 있다. 

지방자치단체를 폐지·설치·분할·통합할 때 중앙행정기관의 장은 주민 의견을 들을 필요가 있다고 인정될 때 관계 지방자치단체장에게 주민 투표 실시를 요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그것이다. 따라서 행정안전부가 경기도에 요구해야 주민 투표가 가능하다. 그리고 모든 과정을 거치면 보통 3~4개월 소요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지사가 2월을 주민 투표 적기로 보는 것은 이러한 사항을 모두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래야 21대 국회가 끝나기 전 특별법 통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김 지사의 복안대로 21대 국회가 끝나기 전에 특별법을 통과시키는 것이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출범을 위한 로드맵이다.

이를 위해서는 내년 2월 9일 전 주민 투표를 실시해야 한다. 내년 4월 10일 총선을 앞두고 선거일 60일 전부터 선거일까지는 주민 투표를 발의할 수 없기 때문이다. 

만약 이때까지 주민 투표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출범은 하세월이 될 공산이 크다. 김 지사도 이를 감안해 이번에 대통령과 조우한 것을 계기로 강력하게 요청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다행인 것은 주민 투표 요구 권한을 쥐고 있는 행안부의 움직임이다. 

행안부는 김 지사의 강력한 요구에 현재 TF팀을 꾸려 특별자치도 설치에 따른 재정적인 효과 분석을 비롯해 절차 등 종합적인 검토를 진행 중이다. 

김 지사의 이번 주민 투표 내년 2월 실시 요청은 이런 상황에서 나온 것이다. 그런 만큼 윤석열 대통령이 화답하고 행안부가 적극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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