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대 경영대학 학생 20대 여성 김모씨는 교내에서 마약 구매를 권하는 광고물이 배포된 사건을 접하고 당황했다고 전했다. 김씨는 "외부인이 들어와서 놓고 간 것인데, 평소 학교에서 생활하면 오가는 이들이 외부인인지 재학생인지 구분이 어렵다.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1일 대학가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홍익대·건국대에 이어 22일 가천대까지 마약 홍보물이 발견되면서 캠퍼스 내 마약 범죄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일부 대학에서는 순찰을 강화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학생들은 학교와 경찰, 지자체가 함께 번화가를 관리하는 등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광진경찰서는 지난달 23일 오후 서울 송파구에서 40대 남성 A씨를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긴급 체포했다. A씨는 지난달 20일 홍익대 서울캠퍼스와 건국대 서울캠퍼스, 22일에는 가천대 캠퍼스에 마약 판매 광고물을 뿌린 혐의를 받는다. 외부인이 대학 캠퍼스에 들어와 마약 판매 광고물을 유포한 것이다.
"일상 침투한 마약…번화가 통제돼야"
일부 학생들은 마약이 낯설다고 느끼지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일상에 깊이 침투했음을 느꼈다는 반응이다. 홍익대 재학생 이모씨(24)는 "마약이 주로 클럽을 중심으로 유포되는 것 같다"며 "마약은 생소하게 느껴지는데, 학교에서 클럽이 가까워 교내에 이런 문제가 생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번화가를 통제할 방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홍익대 공과대학 재학생 박모씨도 "야간에 외부인이 들어와 술을 마시거나 소란을 피우는 경우가 있다"며 "마약을 하고 학교에 들어오면 어떡하냐"고 우려했다.대학들은 저마다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번에 마약 광고 카드가 뿌려졌던 홍익대와 건국대는 순찰을 강화했다. 홍익대는 재학생 중심 순찰 확대에 나선다. 홍익대 관계자는 "대학은 교문이 개방돼 있어 관리가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와우사랑 봉사자'라고 해서 40명가량 학생들이 교대로 순찰을 돌고 있고, 확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건국대는 보안업체와 지속적으로 협력 중이다. 건국대 관계자는 "학교 차원에서 건물 관리자에게 거동 수상자에 대한 신고방법을 안내하는 방식으로 조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학·지자체·경찰 협업 필요
아직 마약 관련 사건이 발생하지 않은 대학들도 대비책을 마련했다. 마약 범죄 근절을 위한 홍보활동을 늘린 곳도 있다. 경희대는 최근 경찰 등과 협력해 마약류 관련 홍보물을 공식 SNS 등에 업로드하면서 마약 범죄 위험성을 알리고 있다. 한국외대는 마약 범죄 예방을 위한 모니터링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한국외대 관계자는 "대학은 일반 기관과 달리 민간인들에게 열린 공간이기에 어려움이 많다"면서도 "학생 안전을 위해 마약 관련 제보가 있는지 면밀히 살피고 있다"고 설명했다.전문가들은 학교 차원의 대책 마련을 넘어 대학과 지자체, 경찰이 힘을 합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대학과 지자체, 경찰이 함께 마약 관련 위험요인을 분석하고 예방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며 "이를 다룰 협의체 조성 등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