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난민 캠프 공격에 전 세계가 경악한 가운데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이 다시 이스라엘로 향한다.
블링컨, 3주 만에 다시 중동으로
지난달 31일(이하 현지시간) 미 국무부는 블링컨 장관이 오는 3일 이스라엘을 방문해 이스라엘 정부 고위 관료들과 만난 뒤 중동 국가들을 순차적으로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블링컨 장관은 이스라엘 정부 구성원들과의 회담을 위해 오는 3일 이스라엘을 방문할 예정이며, 이후 이 지역 다른 곳들도 방문할 것”이라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지난달 12일부터 이스라엘, 요르단, 카타르, 바레인,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이집트를 방문했다. 약 3주 만에 다시 중동으로 향하는 것이다.
블링컨 장관의 이번 중동 방문 소식은 이스라엘군의 가자 북부 난민촌 공습 사실이 알려진 후 전해졌다. 그는 이날 이츠하크 헤르초그 이스라엘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가능한 예방 조치를 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밀러 대변인은 “블링컨 장관은 국제인도법에 따라 테러로부터 스스로를 방어할 이스라엘의 권리에 대한 미국의 지지를 거듭 강조했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미국과 이스라엘은 1979년 이집트·이스라엘 평화조약을 모델로 한 평화유지군을 창설하는 안, 가자지구를 일시적으로 유엔 감독 아래에 두는 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소식통들은 논의가 초기 단계여서 크게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블링컨 장관은 이날 상원 세출위원회에서 가자지구의 미래에 대한 계획을 세우는 것이 어렵다고 토로했다. 그는 “우리는 하마스가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현 상태로 되돌아갈 수 없다”며 “우리는 또한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운영하거나 통제하도록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하마스 소탕 위해 난민 캠프 공습 vs 사우디 "민간인 표적 완전 반대"
이날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북부에 위치한 자발리아 난민촌의 한 주택가를 공습했다. 하마스 내무부는 이번 폭발로 400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 자발리아 여단의 지휘관 이브라힘 비아리를 사살하기 위해서 난민 캠프에 대한 공습을 단행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조나단 콘리쿠스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10월 7일 공격의 계획과 실행에 중요 역할을 한 이브라힘 비아리를 사살하기 위해 캠프를 공격했다”며 “이번 공습으로 난민 캠프 아래 지하 터널이 무너지면서 수십 명의 하마스 전투원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어 “부수적 피해와 비전투원 사상자 보고가 많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우리는 이 역시 조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콘리쿠스는 이스라엘군이 전단 배포, 소셜 미디어 메시지, 라디오 방송을 통해 민간인들에게 해당 지역을 떠나라고 알렸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공격에 사용된 탄약의 종류나 개수에 대한 세부 사항을 아직 제공할 수 없다고 했다.
난민 캠프 공격 소식에 이집트, 요르단,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등 인접국들이 즉각 반발했다. 카타르 외무부는 “이스라엘이 병원, 학교, 난민 보호소 등 민간시설로까지 공격을 확대하는 것은 중재와 긴장 완화 노력을 저해할 수 있다”며 “이는 추가적인 긴장 고조, 폭력 및 불안정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규탄했다. 사우디아라비아도 "이스라엘 점령군이 민간인 밀집 지역을 반복적으로 표적 삼는 것에 완전히 반대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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