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 한국사업장이 해외에서 밀려드는 주문량을 맞추기 위해 국내 공장을 풀가동하고 있다. 트랙스 크로스오버가 북미를 중심으로 쉐보레의 최고급 엔트리 레벨 모델로 인정받으면서 국내 공장에서 수요를 탄탄히 뒷받침하고 있다는 평가다. KG 모빌리티도 토레스의 국내 성장을 발판 삼아 중동, 동유럽으로까지 영토를 확장해나가고 있다. 올해 양사의 최대 실적이 가시권에 들어오며 경영 정상화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GM 한국사업장의 창원·부평 공장은 잔업과 주말 특근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 공장에서 생산하는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트레일블레이저의 해외 주문이 밀려들면서 출고 적체 현상을 막고자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GM 한국사업장의 올 1~10월 판매량은 36만9588대로 전년 동기 대비 69.3% 늘었다. 이 가운데 수출은 33만6063대로 82%나 급증했다.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지난 3월 국내 출시를 알린 이후 6~9월 4개월 연속 국내 승용차 수출 순위에서 1위를 차지했다. 6월 수출량은 2만3669대를 기록했고 이후 줄곧 2만대 수준을 유지했다. 지난달에는 2만5048대의 차를 수출했다. 내수에서도 트랙스는 매달 3000대 이상을 판매하고 있다.
원조 효자 모델인 트레일블레이저의 올 1~10월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50% 증가한 15만5954대다. 이 모델은 6월 2만1003대의 수출 대수를 기록했고 이후 매달 최대 1만대 이상의 물량을 선적하고 있다.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상품성과 가격 측면에서 북미 소비자들의 인기를 끌어모으고 있다. 이 모델은 트레일블레이저보다 하위 모델에 해당하지만 차체와 휠베이스가 길다. 이에 반해 120cc터보엔진이 탑재됐음에도 가격은 트레일블레이저보다 저렴한 2000만원대에 책정됐다.
트레일블레이저는 오는 2026년 단종될 예정인 만큼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수출 비중을 높이는 데도 성공했다는 분석이다. 올해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누적 수출물량은 16만61대로 트레일블레이저(17만5954대)를 거의 따라잡았다.
KG 모빌리티도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토레스로 글로벌 영토 확장에 나서고 있다. 올 1~10월 판매량은 10만2820대로 전년 동기 대비 10% 늘었다. 지난해 출시한 토레스의 내수 판매량은 3만2022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2.2% 증가했다. 티볼리(-44%)와 코란도(-73%), 렉스턴(-23%), 렉스턴 스포츠(-42%) 등 다른 전 차종이 감소한 가운데 성장한 것이어서 더욱 눈에 띈다. 수출은 30.1% 증가했는데 토레스의 성장세가 거셌다. 올해 토레스의 누적 수출량은 8626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66% 급증했다. 벨기에와 헝가리 등으로 판매가 늘었다.
두 회사는 올해 최대 실적을 기대하고 있다. GM 한국사업장은 올 10월까지 연 50만대 판매 목표치의 74% 달성했다. 2017년 이후 6년 만에 연 매출 10조원 클럽에 복귀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수출 대수가 늘면서 수출액도 덩달아 늘면서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에 따르면 올 1~9월 GM 한국사업장의 수출액은 51억4912만2000달러(약 6조7556억 4806만원)로 전년 동기 대비 84% 증가했다. KG 모빌리티는 올해 들어 분기마다 역대 최대 매출 기록을 갈아치웠고 올 3분기 10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