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분양률·악성 미분양 모두 증가...혼돈의 부동산 시장 '옥석 가리기' 심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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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섭 기자
입력 2023-11-06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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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고금리와 분양가 인상이 계속되면서 '옥석 가리기'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사진=연합뉴스]

최근 분양 시장에서도 '옥석 가리기'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분기 전국 민간 아파트 초기 분양률이 80%대를 회복하고 서울은 100%를 기록했지만 악성 미분양도 함께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고금리 기조가 계속되고 분양가 상승에 대한 피로감이 쌓인 영향이라며 당분간 선별 청약 경향은 더욱 심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6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전국 민간 아파트 초기 분양률은 평균 83.5%로 전 분기(71.6%) 대비 11.9%포인트 상승했고 지난해 같은 기간(82.3%)보다 소폭(1.2%포인트) 높아졌다.

초기 분양률은 분양이 시작된 지 3개월 초과, 6개월 이하 민간 아파트 총 분양 가구 수 대비 실제 계약이 체결된 가구 수 비율을 의미한다. 분양 물량이 30가구 이상인 아파트를 전수 조사하는 방법으로 집계된다.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은 전 분기 76.2%에서 3분기 88.7%로 12.5%포인트 상승했다. 서울은 평균 분양률 100%, 인천은 98.4%, 경기는 84.5%로 각각 전 분기 대비 16.0%포인트, 41.5%포인트, 4.6%포인트 증가했다. 5대 광역시와 세종도 67.9%에서 81.4%로 상승했다. 

이처럼 초기 분양률은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은 다시 상승 전환됐다. 국토교통부 주택 통계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미분양 주택은 총 5만9806가구로 전월(6만1811가구) 대비 3.2%(2005가구) 감소했지만 악성 미분양은 9513가구로 전월(9392가구) 대비 1.3%(121가구) 증가했다. 지난해 10월부터 증가세를 보이던 악성 미분양은 올해 7월 9041가구로 ‘반짝 감소’했지만 8월 들어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계속되는 고금리 기조와 분양가 상승 여파로 실수요 위주로 청약 시장이 흘러가면서 선별 청약 경향이 뚜렷해졌다고 분석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최근 분양가가 오르고 대출도 축소되면서 청약시장에서 가수요가 주춤하고 실수요 위주로 청약 시장이 돌아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선별 청약 경향이 뚜렷해 상대적으로 선호도가 낮은 단지들이 미분양으로 남아 있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초기 분양률이 높은 곳은 사업성 좋은 곳 위주로 분양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초기 분양률이 높아졌다 해도 이미 사업성이 부족해 악성 미분양이 된 단지들이 분양까지 이어지기는 힘들 것"이고 말했다. 

실제로 상반기 승승장구했던 서울·수도권 청약 단지에서 최근 청약 미달이 속출하고 있다. 지난달 17일 '트리우스 광명'은 1순위 청약에서 517가구 모집에 2444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 4.7대 1을 기록했지만 분양가(최고가 기준)가 전용 59㎡ 8억9710만원, 전용 84㎡ 11억8600만원에 달하는 등 고분양가 논란 속에 일부 평형에서 1순위 마감에 실패했다. 

같은 날 청약을 받은 '힐스테이트 수원파크포레'도 431가구 모집에 218명 신청해 평균 경쟁률이 1대 1을 밑돌았다. 지난달 서울 동작구 ‘상도푸르지오클라베뉴’와 서울 구로구 ‘호반써밋개봉’는 1순위 마감을 하긴 했지만 대거 미계약이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시장 침체기엔 분양가가 수요자 선택에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한다며 고금리 기조와 분양가 상승 흐름이 꺾이지 않는 한 수요자들이 '옥석 가리기'를 계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계속되는 분양가 상승과 고금리 영향으로 가격 저항감이 커지면서 수요층이 신중하게 접근하는 모습"이라며 "그간 이월된 분양 물량이 10~11월에 본격적으로 늘어날 예정인 만큼 예비 청약 대기자들에게는 선택지가 늘어나면서 선별 청약 경향은 더욱 확산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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