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부터 이통3사의 올 3분기 실적이 줄줄이 공개된다. 증권가는 이통3사의 합산 영업이익이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하며 예상대로 선방했다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정부의 통신비·단말깃값 인하 압박 기조가 날로 강해지면서 업계는 숨죽이는 분위기다.
6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와 KT는 7일, SKT는 8일에 지난 3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3분기 SK텔레콤(SKT)·KT·LG유플러스의 합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1조1525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1조2036억원)보다 소폭 감소한 수준이다.
회사별로 보면 SKT 4876억원, KT 3904억원, LG유플러스 2745억원으로 예상됐다. SKT는 전년 동기보다 4.7% 증가한 수준이나 KT와 LG유플러스는 각각 13.8%, 3.7%씩 감소했다.
증권가는 양 사의 이익 감소 원인을 일회성 비용 지출로 짚었다. KT는 최근 임금단체협상을 진행한 결과로 1200억원대의 인건비를 집행하면서 영업이익에 악영향을 미쳤다. LG유플러스는 홈쇼핑 송출 수수료 협상 지연의 영향으로 풀이됐다. 통상 2·3분기에 마무리되던 홈쇼핑 송출 수수료 매출 협상이 지연됐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통신업계는 1~3분기 모두 합산 영업이익 1조원대를 돌파하며 호실적을 기록했지만, 웃지도 못하고 정부 눈치만 보고 있는 분위기다. 정부가 통신비·단말기 가격 인하를 요구하며 이통3사를 향한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2월 '국민의 통신 요금 부담을 경감해야 한다'는 윤석열 대통령 지적 이후 통신비 인하에 대한 정부와 여당 압박이 계속됐다. 지난 10월 열린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이통3사를 향한 통신비·단말기 가격 인하 요구가 여러 차례 나왔다.
국민의힘과 정부, 대통령실은 전날 오후 서울 종로구 국무총리공관에서 열린 비공개 고위 당정 협의회에서 통신비 부담을 완화를 핵심으로 한 가계통신비 경감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었으나 안건에서 빠졌다. 하지만 언제든 다시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
정부가 추진하는 대책의 핵심은 5세대(5G) 전용 단말에서도 LTE 요금제를 허용하는 '통합요금제'다. 데이터 용량·속도에 따라 요금을 매기는 것이다. 앞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6월 통신시장 경쟁촉진 방안 발표 당시 특정 요금제에서만 특정 단말을 가입할 수 있도록 제한해 왔던 기존 규제를 풀겠다고 밝혔다.
업계 일각에서는 단말기(스마트폰) 할부 값이 통신비에 합쳐지고, 과거와 달리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 통신 요금에 편입된 요금이 많아졌을 뿐, 실제 통신만 떼 놓고 보면 오히려 요금은 사용량에 비해 낮아졌다는 볼멘소리도 나왔다. 특히 스마트폰 가격 상승이 가계통신비에 많은 부담을 준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가격 상승과 OTT 등 과거와 달라진 환경 때문에 통신비가 증가한 듯한 착시 현상을 일으킨다"며 "데이터·통화 사용량을 과거나 현재로 비교해 보면, 요금이 오히려 굉장히 저렴해졌다"고 주장했다.
실제 최신 스마트폰 가격은 100만원을 훌쩍 넘겨, 구입 시 24개월 선택약정 할인을 받아도 월 2만~5만원 수준의 기기값을 내야 한다. 이 가격은 통신비에 더해져 청구된다. 최근 나온 애플의 아이폰15 출고가는 모델별로 130만원에서 220만원대에 달한다. 삼성전자의 최신 폴더블폰 ‘갤럭시Z 플립5’ 출고가는 139만원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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