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가림의 차만세] 슈퍼카 위의 하이퍼카·울트라카…'롤스로이스, 부가티, 파가니' 그들만의 리그

마블의 역작으로 꼽히는 '닥터 스트레인지'. 성공한 신경외과 의사인 주인공 닥터 스트레인지가 파티에 가는 길에 람보르기니 우라칸을 타고 스피드를 즐긴다. 패들시프트를 능숙하게 조작하면서 질주를 하던 주인공은 맞은편에서 오던 차와 부닥쳐 큰 교통사고를 당한다. 사고로 손을 못 쓰게 되자 손을 고치기 위해 에인션트 원의 제자가 됐고 이를 계기로 대마법사로 거듭난다. 

자동차를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람보르기니 같은 슈퍼카를 꿈꿨을 것으로 예상된다. 슈퍼카란 무엇일까. 극한의 성능, 희소성, 역사 삼박자를 갖춘 차를 슈퍼카로 칭한다. 

문 두쪽이 하늘을 향해 열리는 강렬한 디자인이나 하늘을 울리는 배기음, 땅에 붙어 제로백을 3초대에 끊는 성능이 기본이다. 깊이 있는 역사도 슈퍼카의 중요한 요소다. 
 

슈퍼카의 개척자 미우라·F1·포르쉐 959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에서 주인공이 람보르기니 우라칸을 타고 주행하는 모습 [사진=유튜브 원뷰 캡처]

 

람보르기니의 미우라는 1966년 제네바 모터쇼에서 선보인 이후 6년간 800여대만 생산하며 아무도 가질 수 없는 차라는 점에서 슈퍼카로 불리기 시작했다. 당시 세계에서 가장 빠른 양산차라는 타이틀도 거머쥐었다. 최대출력 350마력, 최고속도는 282㎞로 제로백은 6.7초에 그쳤다. 문이 위쪽으로 회전하면서 열리는 시어 도어로 파격을 가져온 람보르기니의 쿤타치는 미우라의 인기를 이어갔다. 람보르기니의 디자인 DNA는 쿤타치에서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포르쉐와 페라리도 슈퍼카 역사를 같이한다. 포르쉐 959 모델은 2.8ℓ 수평 대향 6기통 엔진, 450마력의 출력, 최고속도 315㎞/h를 자랑하며 스포츠카의 선두주자로 우뚝 섰다. 페라리는 포르쉐가 가장 빠른 슈퍼카의 타이틀을 가져가자 최고속도 324㎞/h의 F40을 내놨다. 정지 상태에서 100㎞까지 가속시간은 3.8초에 그쳤으며 478마력에 최대토크 55㎏·m라는 뛰어난 성능을 발휘한다. 

영국 맥라렌의 F1도 슈퍼카의 역사에 이름을 새긴 대표적인 모델이다. F1은 제로백 3.2초, 최고시속 370㎞를 넘나드는 무시무시한 성능으로 세상을 놀라게 했다. 카본파이버로 제작한 차체 구조를 통해 1140㎏에 불과한 무게를 실현한 덕분이다. 세간의 높은 관심에도 프로토타입 7대를 포함해 7년여간 106대만 제작·판매되며 희소성을 높였다. 

 

최대 마력이 무려 네 자릿수…100년 엔진기술 넘는 전동화車 나올까

SP 오토모티브 카오스 [사진=SP 오토모티브]

슈퍼카를 넘어선 하이퍼카 영역도 치열해지고 있다. 각 브랜드 간 '최고의 기술' 타이틀을 거머쥐기 위한 경쟁으로 차종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가격은 30억~50억원에 달한다. 판매 대수도 한정적이어서 희소성을 더욱 높인다. 

대표적인 브랜드가 부가티다. 1500마력을 내뿜는 부가티의 시론은 500대 한정 판매로 30억원을 호가한다. 타입 57 SC 애틀랜틱의 디자인을 계승한 라 부아튀르 느와르는 최고 출력만 1500마력이다. 세상에 단 하나뿐인 차라는 명칭 그대로 모든 부품들은 수작업으로 만들어졌고 차체는 탄소섬유를 사용해 제작됐다. 가격은 무려 1868만 달러(약 245억816만원)다. 
 
코닉세그와 파가니도 부가티와 함께 하이퍼카 3대 브랜드로 지목된다. 코닉세그 CC850의 경우 5.0L V8 엔진이 탑재되며 최고출력이 1385마력에 이른다. 가격은 370만 달러(약 46억1860만원)다. 또 다른 모델인 제스코는 무려 1600마력의 힘을 자랑하는 5.0L 트윈 터보차저 V8 엔진을 탑재했다. 최고 속도는 480㎞/h로 알려졌다. 기어 노브 하단에는 각 차마다 고유 넘버가 새겨지며 한정판 의미를 더했다. 

SP 오토모티브의 카오스는 하이퍼카를 뛰어넘는 개념의 울트라카다. 최고출력이 무려 2000마력이다. 옵션을 모두 장착하면 최고 3000마력까지 발휘한다. 가격은 640만 달러(약 76억6400만원)에서 1440만 달러(약 172억5600만원)에 이른다. 

앞으로는 100년 넘게 쌓아온 엔진 기술을 넘어서는 전기 슈퍼카 개발이 글로벌 브랜드의 과제가 될 전망이다. 중국 광저우자동차 산하의 광치아이안은 제로백 1.9초와 최고출력 1225마력의 성능을 자랑하는 하오보SSR을 개발했다. 100% 탄소 섬유 차제를 사용해 차량을 경량화해 성능을 높였다. 

롤스로이스의 첫 럭셔리 전기차 스펙터는 100% 알루미늄으로 제작된 럭셔리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제로백 4.5초, 최고 출력 430킬로와트(㎾), 최대 토크 91.8㎏.m의 성능을 발휘한다. 가격은 6억2200만원부터 시작한다. 마이바흐의 EQS680은 2억원 중반대부터 시작하며 최대 출력은 649마력이다.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4.4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