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철 헌정회장은 한국 정치가 진영논리와 힘의 논리에 고착화 돼 있는 점을 꼬집었다. 이를 조율하려는 윤석열 대통령의 노력이 가장 절실하다고 당부했다. 정 회장은 새로운 인재 영입을 통해 쇄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 회장은 1944년 서울 출신으로 1977년 서울 종로구 중구 보궐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이후 10, 13, 14, 16대 국회의원을 역임했다. 그는 올해 전직 국회의원들의 모임 헌정회장에 당선됐다.
"한국 정치는 전쟁상황...尹, 야당을 동반자로 생각해야"
정 회장은 최근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정치가 상실된 데다 여야가 극한대결을 펼치고 있다"며 "정치는 갈등을 조정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반대로 갈등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고착화된 진영논리는 지역구도와 맞아떨어져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며 "힘의 논리를 쉽게 쓰려고 하는 것도 문제다. 여당은 거부권 행사를 너무 쉽게 활용하려는 경향이 있고 야당은 다수결로 밀어붙이려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정 회장은 "이럴 때일수록 대통령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여소야대 형국에서 야당과 시민단체를 만나야 하는데,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며 "야당을 종북세력으로 정의하고 비방하는 것은 통합과는 거리가 먼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윤 대통령을 향해 "선거 경험이 없어서 그런지 야당을 동반자 혹은 경쟁해서 집권할 수도 있는 세력, 대안세력으로 보지 않고 잘못된 집단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어 "비서실장, 비서관, 국무총리, 장관에 정치 경험이 있는 사람을 기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기현, 대통령에게 충고할 줄 알아야...이재명, 강서구 보선 결과 자만해선 안 된다"
정 회장은 양당 대표에 대한 충고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에 대해 "때로는 자기 할 말도 하고 때로는 대통령에게 충고도 하는 대표가 되길 바란다"고 충고했다.
'이슈 메이커'로 떠오르고 있는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체제에는 극찬했다. 정 회장은 "지난 8일 김대중 전 대통령 100주년 추진위 출범식 때 '유어 두잉 굿 잡'이라고 말해줬더니 웃더라"고 친분을 과시했다. 이어 "국민이 바라보는 시각에서 자기 희생을 통해 새롭게 만들려는 자세 높이 평가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해 "훌륭한 사람이라면 개인의 문제와 정치문제는 분리시켜야 한다"고 일침했다.
그는 이어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결과에 자만해선 안 된다"며 "민주당을 합리적으로 이끌 수 있는 새로운 인재를 영입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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