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데믹' 공포에…여행·숙박업계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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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이 기자
입력 2023-1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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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출몰 사례 속출…예약 취소 잇따라

  • 업계 전문업체 통해 선제 방역조치

지난 19일 대구의 한 대학교 기숙사에서 빈대가 발견돼 방역업체 관계자들이 침대를 소독하고 있다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사진연합뉴스
대구의 한 대학교 기숙사에서 빈대가 발견돼 방역업체 관계자들이 침대를 소독하고 있다(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사진=연합뉴스]

#내달 초 가족들과 유럽 여행을 계획했던 40대 최모씨는 고민 끝에 여행을 취소하기로 했다. 그가 여행 취소를 결정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빈대 때문이다. 최 씨는 "빈대는 살충제로도 효과가 없고 예방이나 박멸도 어렵다고 들었다. 큰맘 먹고 떠난 여행인데 악몽으로 남길 수는 없단 생각에 부득이하게 여행을 취소하기로 했다"며 "특히 아이를 데리고 떠나는 여행이다 보니 더욱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팬데믹이 끝났나 싶었는데 '빈데믹(빈대+팬데믹) 주의보'가 발령됐다. 유럽을 중심으로 빈대가 확산한 데다가 국내에서도 빈대 출몰 사례가 속출한 데 따른 것이다.

빈대 성충은 5~6㎜로 진한 갈색을 띤다. 주로 야간에 사람의 피를 빨아먹고 어두운 곳에 숨는다. 감염병을 옮기지는 않지만, 가려움증과 피부감염을 유발할 수 있다.

빈대에 대한 공포심은 최근 영국과 프랑스, 미국 등에서 빈대가 급격히 확산하면서 시작됐다. 유럽 국가 등 해외에서 빈대는 비교적 흔하게 볼 수 있는 벌레였으나, 근래 들어 빈대 출몰 사례가 일파만파 커졌다.

실제로 내년 올림픽을 앞둔 프랑스 파리에선  9월부터 고속열차(TGV) 등에 빈대 출몰 신고가 잇따랐다. 영국 가디언은 올해 2분기 영국 내 빈대 발생 건수가 전년보다 65% 급증했다고 전했다. 

엔데믹 이후 국가 간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한국도 1970년 이후 반세기 만에 '빈대 청정지역'이라는 타이틀이 깨졌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6일 기준 전국에 접수된 빈대 신고는 30여 건이었다. 

여행자들의 불안감과 공포심은 극대화되고 있다. 다중이 사용하는 비행기 좌석이나 기차 좌석, 숙박업소 침대조차 불안전지대로 인식되는 데다가 여행 중 빈대를 만나 피해를 봤다는 증언까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들려오는 탓이다. 

급기야 여행을 취소하는 사람들도 쏟아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빈대가 나왔다는 신고가 잇따르자, 해외여행은 물론 국내 여행마저도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다. 

12일 여행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빈대 예방법과 대처법, 빈대에게 물렸을 때 잠복기와 증상 등에 대한 글이 쏟아지고 있다. 빈대에 대한 우려로 여행을 취소했다는 글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직장인 이모씨(31)는 "침대 속에서 빈대가 득실거리는 영상을 봤는데 너무 충격적이었다"면서 "국내에도 빈대가 출몰했다는 소식이 잇따르는 만큼 연말에 예약해 둔 숙소도 취소하고 집에만 있어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여행업계는 그야말로 초긴장 상태다. 엔데믹 후 전 세계적으로 외국인 여행객 비중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빈대로 인해 또다시 손님이 끊길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업계는 빈대 박멸을 위해 위생 가이드라인을 배포하거나 전문 업체를 통해 선제적 방역 조치를 진행하고는 있지만, 완전 박멸이 어려운 탓에 행여 손님이 끊길까 여전히 불안에 떠는 모양새다. 

정부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정부는 13일부터 4주 동안 '빈대 집중 점검 및 방제 기간'을 운영해 빈대 발생 상황을 점검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숙박업소와 찜질방 등 3100여 곳을 특별점검하고 빈대 방제와 위생점검 등에 특별교부금 5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빈대가 몰고 온 파장은 홍콩까지 이어졌다. 한국 여행객을 통해 빈대가 홍콩에 유입될 수 있다는 우려가 쏟아지자, 홍콩 정부는 항공 여행객을 대상으로 빈대에 관한 안내 책자를 배부하고 공항에서 현장 검사를 진행하는 등 빈대 박멸에 적극 대응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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