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가 데이터센터 구축을 새로운 수익원으로 평가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급속한 디지털화와 생성형 인공지능(AI) 출현 등으로 처리 정보량이 폭증함에 따라 서버 사양이 고급화하면서 건물 연면적과 사업비 규모가 커지는 추세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를 계기로 데이터센터 구축 전문성이 더욱 요구되는 것도 건설업계가 이 사업에 뛰어든 이유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데이터센터 구축 사업은 금융 상품과 결합한 투자 프로젝트가 되면서 사업비 절감과 공사 기간 단축이 중요해졌다. 주요 건설사와 PM(건설사업관리)업계는 높은 전문성을 강점으로 데이터센터 구축에 주요 공급자로 등장했다.
과거에는 공공이나 금융권 자체 서버용 데이터 센터가 위주였지만 최근에는 자산운용사와 투자사 등을 중심으로 상업용 데이터센터 공급도 증가하고 있다. 데이터센터가 필요한 사용자들은 데이터센터 구축 경험이 있는 주요 건설사에 시공을 의뢰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도 데이터센터 구축에 나서고 있다. DL이앤씨는 상암에 데이터센터를 준공하고 가산에도 데이터센터 신축 공사에 착수했다. DL이앤씨 관계자는 "계속해서 데이터센터 구축에 대한 발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수주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PM업계도 데이터센터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한미글로벌은 이달 행복도시 4-2 생활권에 설립된 국내 최대 규모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 세종'에 대해 PM 용역을 맡았다. 한미글로벌은 각 세종 외에도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 춘천' △하나금융그룹 통합데이터센터 △신한은행 데이터센터 △다우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고양 향동 데이터센터 △부천 춘의동 데이터센터 등 대형 프로젝트를 총 19개 수행한 바 있다.
한미글로벌 관계자는 "최근에는 국내 상업용 데이터센터가 안정적인 수익이 보장되는 자산으로 인식되면서 해외 투자사들까지 큰 관심을 보이는 등 프로젝트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데이터센터 사업 전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사업 확대와 더불어 매년 데이터센터 포럼을 개최해 사업을 준비하는 기업 관계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제공하면서 데이터센터 시장 확대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데이터센터가 탄소 배출·특고압선 매립 등 위험 요소로 인해 건립 초기부터 혐오시설로 지역 주민들에게 반발을 사는 점은 구축 사업에 걸림돌이다. 게다가 공사비 인상에 따른 수익성 저하 역시 데이터센터 구축 사업이 해결해야 할 과제다.
지난달에는 효성그룹이 추진하던 안양시 동안구 호계동 데이터센터 설립 사업이 주민 반대에 부딪혀 건립 자체가 사실상 무산됐다. 인터넷 기업 NHN과 HDC현대산업개발이 경남 김해시에 추진하던 데이터센터 건립 사업도 1년가량 중단됐다 결국 무산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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