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SKT)은 서버를 전기가 통하지 않는 특수 냉각유 속에 넣어 냉각하는 차세대 열관리 방식인 액침냉각 기술 검증에 성공했다고 14일 밝혔다.
SKT는 액침냉각 회사인 미국 GRC의 설비와 여러 제조사의 테스트용 서버, SK엔무브의 특수 냉각유로 자사 인천사옥에 액침냉각 시스템을 구축하고 지난 6월부터 4개월간 테스트를 진행했다. 그 결과 기존 공기냉각 대비 냉방 전력의 93%, 서버 전력에서 10% 이상이 절감되어 총 전력 37%가 절감되는 효과를 확인했다.
액침냉각 시스템은 차가운 공기를 순환하거나 팬을 통해 냉각하는 기존 공랭식 시스템과 달리 전기는 통하지 않고 열전도는 높은 특수 냉각유에 서버를 직접 담가 냉각하는 유냉 방식이다.
SKT에 따르면 이 시스템은 공기보다 열전도가 훨씬 높은 특수 냉각유를 사용해 직접 서버 장비의 열을 흡수하고, 공기냉각에 필요했던 서버의 송풍기를 제거함으로써 서버의 전력 절감도 가능하다. 서버 내부의 발열체인 중앙처리장치(CPU)·그래픽처리장치(GPU)뿐 아니라 메모리·저장장치 등 시스템 전체 온도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
SKT 관계자는 "이번에 공기냉각 방식과 액침냉각 방식에서 각각 서버의 성능 테스트를 수행한 결과 성능에 차이가 없었다"면서 "같은 성능 테스트 결과 대비 액침냉각에서 서버 전력 절감이 확인돼 전성비가 좋아짐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앞서 SKT는 지난해 8월 GRC사의 액침냉각 시스템을 10년 넘게 성공적으로 운용중인 미국 내 고객 사이트를 직접 방문해 액침냉각 시스템의 성능과 지속 가능성을 확인했다.
SKT는 올해 4월 자사 인천사옥에 액침냉각 테스트 설비 및 성능·효율 분석 시스템을 구축했으며, 6월부터 액침냉각 시스템의 성능, 안정성, 운영 모니터링 방안과 비용 효율 등을 검증해 만족할 만한 결과를 확인했다.
SKT는 자사 인공지능(AI) 서비스를 위한 전용 데이터센터를 오는 11월 인천사옥에 구축할 예정이다. 액침냉각 시스템은 내년 중 인천사옥에 본격 적용한다.
GRC는 2009년 설립돼 미국 오스틴에 본사와 연구소를 두고 있는 액침냉각 솔루션 업체다. 25개 이상 글로벌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엔비디아·인텔·델·HPE·SGI 등 글로벌 기업들을 고객사로 확보하고 여러 기술 협력을 진행 중이다. 실증 결과를 중시하는 국내 기업들에 가장 적합한 액침냉각 시스템사로 평가받고 있다는 게 SKT 측의 설명이다.
또한, SK엔무브는 지난해 GRC에 2500만 달러(약 330억7000만원) 투자를 단행했다. GRC·델테크놀로지스와 업무협약을 체결해 데이터센터 액침냉각 시스템 수요 확대를 위한 기술 개발과 사후관리(AS) 시장 구축에 나섰다. SKT의 액침냉각 실증과 검토에 참여해 성공적인 결과 도출에 기여했다.
SKT는 이번 액침냉각 시스템 구축과 검증을 통해 입증된 데이터센터 모니터링 솔루션을 SK엔무브의 열관리 사업과 결합해 액침냉각 사업에 본격 나선다. 향후 액침냉각 기술 보급을 주도해 데이터센터 전력 절감을 통한 넷제로 달성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조동환 SKT 최고정보관리책임자(CIO·부사장)은 "AI 컴퍼니로 전환을 가속화함에 따라 전력소비가 높은 GPU 서버 도입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이번 액침냉각 도입을 통해 상당한 수준의 에너지 비용 절감이 기대된다"며 "향후 해당 기술 보급 확산을 통해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도 이바지하겠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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