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클라우드가 부천 삼정 지구에 48메가와트(㎿) 규모 데이터센터 설립에 착수했다. 인공지능(AI)·디지털전환(DX)·클라우드 사업 급성장으로 근간이 되는 데이터센터 수요가 폭증하고 있는 만큼, 시장 1위 자리를 두고 이동통신 3사간 주도권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14일 클라우드 업계에 따르면 KT클라우드는 지난달 경기 부천시 삼정동 데이터센터 계획을 최종 확정하고 데이터센터 준공을 위한 인력 채용에 나섰다. 삼정동은 공업단지라는 특성상 데이터센터 설립에 암초로 작용할 수 있는 대규모 거주(아파트) 단지가 근처에 없고, 경인고속도로를 통해 서울과 접근성이 우수해 대규모 신규 데이터센터를 세우는 데 최적의 위치로 꼽힌다.
KT클라우드는 삼정 데이터센터를 만들기 위해 6000억원 상당 규모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을 추진해 성사시켰다. 이는 KT클라우드 단독 구축이 아닌 파트너의 기존 데이터센터나 자본을 활용, 데이터센터를 확대하는 '브랜드IDC' 전략의 일환이다.
업계에 따르면 KT클라우드 부천 삼정 데이터센터는 지하 5층·지상 7층에 건물 2개 동으로 구성된다. 각각 24㎿씩 총 48㎿ 규모다. 1개 동은 KT클라우드가 전부 사용하고, 다른 동은 KT클라우드가 관리하되 다른 기업에 임대해 수익을 올릴 계획이다. 내년 초 착공해 2026년 7월 준공하는 게 목표다.
KT클라우드는 현재 115㎿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운영 중이다. 현재 공사 중인 서울 가산 데이터센터(20㎿)와 경북 지역 특화 데이터센터에 이어 삼정 데이터센터까지 확보하며, 지난해 초 분사 당시 AI·DX·클라우드 사업 강화를 위해 3년 내로 100㎿ 규모 데이터센터를 추가 확보하겠다는 계획 달성을 목전에 뒀다.
김영섭 KT 대표가 데이터센터를 활용한 'AI 풀스택'(하드웨어+소프트웨어 통합 제공)과 기업 DX를 KT 그룹의 미래 먹거리로 여기고 있는 만큼, 220㎿라는 애초 목표 달성 이후에도 KT클라우드의 데이터센터 확장은 이어질 전망이다. 업계에선 KT클라우드가 경쟁사 NHN클라우드처럼 지역 특화 데이터센터 기반 공공 디지털전환 사업을 강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KT클라우드의 공격적인 행보에 경쟁사인 SK텔레콤(SKT)·SK브로드밴드(SKB)는 데이터센터 규모를 2배 확대하겠다고 밝히며 즉각 대응에 나섰다. LG유플러스는 경기 안양시 평촌의 뒤를 이을 신규 데이터센터 부지를 물색 중이다.
SKT·SKB 데이터센터 사업을 총괄하는 김경덕 SKT 엔터프라이즈 CIC장은 지난 9월 진행한 AI 사업전략 기자간담회에서 "통신 본연의 경쟁력 강화뿐 아니라 AI·클라우드 관리 등 미래 사업 성장을 위해 데이터센터 규모를 2030년까지 2배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SKB는 올 상반기 오류·양주 데이터센터 준공으로 100㎿를 확보했고, 부산 등에 대규모 센터 신설을 추진해 200㎿로 규모를 확장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지난달 90㎿ 상당의 평촌2센터를 준공하며 총 351㎿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확보했다. 평촌2센터는 165㎿ 규모인 기존 평촌메가센터와 함께 LG유플러스 AI·디지털전환·상면 사업의 핵심 거점 역할을 맡는다. 임장혁 LG유플러스 기업신사업그룹장은 지난 7일 진행한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추가 데이터센터 설립은 2027년도 준공을 목표로 신규부지 몇 곳을 알아보는 중"이라며 "위치를 아직 특정할 수는 없지만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것에 대응할 수 있는 (대규모) 부지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이통사가 데이터센터 확장에 주력하는 이유는 성장이 주춤한 통신 사업과 달리 데이터센터와 여기서 파생되는 클라우드·디지털전환 사업은 성장세가 높기 때문이다. 올해 3분기 이통 3사의 통신 사업 매출 증가율은 1~2%대에 그쳤다. 반면 데이터센터와 연계 사업은 16~38%를 기록하며 높은 성장세를 이어갔다. 3분기 들어 SKT(SKB) 데이터센터 사업은 전년 동기보다 32.5%, KT(KT클라우드) 데이터센터·클라우드 사업은 34.5%, LG유플러스 데이터센터 사업은 18.2% 각각 성장했다.
글로벌 부동산 컨설턴트인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는 "꾸준한 데이터센터 수요로 한국 데이터센터 시장은 올해 상반기 기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싱가포르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공실률을 기록했다"며 "앞으로도 데이터센터 개발을 위한 주요 투자국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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