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감자' 검찰 특활비…"삭감·폐지해야" vs "개인 돈으로 수사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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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훈 기자
입력 2023-11-14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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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무부, 내년도 특활비 예산안 80억원 책정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사진연합뉴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사진=연합뉴스]

국회에서 2024년도 정부 예산안을 심의하고 있는 가운데 검찰 특수활동비(특활비) 예산을 두고 의견 충돌이 이어지고 있다. 야당과 시민사회에서는 삭감을 넘어 폐지까지도 주장하고 있지만, 법무부와 검찰은 수사 지원을 위해 필요하다고 맞서고 있다. 

참여연대와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등 8개 단체는 14일 국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 특활비는 당장 2024년부터 폐지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회견문에서 "정말 수사에 필요한 경비가 있다면 카드 사용이 원칙인 특정업무경비를 사용하면 된다"며 "국민 세금을 쌈짓돈처럼 현금으로 사용해 왔던 검찰 특활비는 더 이상 존속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금도 검찰은 특활비 관련 자료를 모두 공개하지 않고 은폐하고 있다"며 "대검찰청 각 부서가 보관하고 있는 특활비 지출 내역을 공개하지 않아 시민단체가 2차 소송을 제기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드러난 심각한 불법 의혹들에 대해서는 국정조사와 특별검사 도입이 필요하다"며 "국민의 대표 기관인 국회가 검찰 조직의 핵심부에서 벌어져 왔던 불법들을 방관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법무부는 검찰 수사 업무에 필요한 경비로 특정업무경비 482억원과 특수활동비 80억원 등 총 562억원의 예산안을 제출했다. 검·경 수사권 조정 후 검찰의 업무가 증가하는 점 등을 고려해 필요 최소한으로 편성했다는 입장이다.

이에 반해 민주당은 특활비 집행의 적정성과 산출 근거의 타당성이 부족하다면서 삭감을 주장하고 있다. 

특활비 소관 상임위원회인 법제사법위원회의 예산결산기금심사소위원회 심사 과정에선 민주당 법사위원과 법무부 관계자 사이에서 설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전날 공개된 국회 회의록을 보면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지난 8일 법사위 예산소위에서 검찰 특활비 자체 지침 중 '전향적으로 국회에 제출하는 등 투명하게 집행 관리하기 위해서 노력 중'이라고 적힌 부분에 대해 "1만장을 복사해 광화문 네거리에 뿌리면 그냥 쓰레기로 주워 가지, 사람들이 안 봐요. 아무도 관심 없어요"라고 거친 발언을 쏟아냈다.

이에 신자용 법무부 검찰국장은 "수 개의 정부를 지나는 동안 제출하지 않았던 지침을 장시간 대검과 협의하고 심사숙고 끝에 제출한 걸 어떻게 쓰레기란 표현을 하느냐고 반발했다.

법조계에서는 검찰의 수사가 원활히 이뤄지기 위해서는 특활비 형태의 지원을 유지해야 한다는 견해를 제시하고 있다. 

법무부는 지난 9일 입장문을 내고 "업무 수행에 있어 보안이 필수적인 수사의 본질적 성격을 고려하면 중요범죄에 제대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기밀성이 유지되는 특활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기밀 유지가 필요한 특활비의 특성상 모든 자료를 공개하는 것은 본질적으로 불가능하고 법원도 검찰의 특활비 관련 자료를 일일이 확인한 후 기밀성을 인정해 제한된 범위의 정보만 공개하도록 결정했다"며 "검찰은 바로 그 판결 취지에 따라 보관 중인 자료를 있는 그대로 충실히 공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수부장을 거친 차장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대부분 야근할 때 밥을 먹거나 압수수색할 때 또는 범죄 정보를 수집할 때 등 수사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곳에 사용한다"며 "여기에서 삭감된다면 수사 활동에 지장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검사들이 개인 돈을 쓰면서 수사할 수는 없지 않나"면서 "특활비 명목이 사라져도 다른 명목으로 보충이 되면 괜찮다고 본다. 그러니까 수사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명목의 예산으로 어떻게든 남아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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