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미 일정을 소화 중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 아이오와주 주민들과 만찬 자리를 가졌다. 아이오와주는 시 주석이 미국을 처음 방문했을 때 인연을 맺은 곳으로, 이들과의 만남을 통해 최근 반중 정서가 높아진 미국을 비롯한 서방에 유화 제스처를 보냈다는 평가이다.
16일 중국 관영 신화사에 따르면 시 주석은 15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마치고 미국우호단체연합 환영 연회에 참석했다. 미국우호단체연합에는 미국 현지 기업 최고경영자(CEO)뿐만 아니라 아이오와주 주민들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시 주석은 1985년 돼지 사육으로 유명한 정딩현 관리 시절 5명의 축산 대표단을 이끌고 아이오와주의 농촌 마을 머스카틴을 방문했다. 이는 시 주석의 첫 미국 방문으로, 시 주석은 당시 2주 동안 그곳에 머물며 주민들이 만들어 준 스크램블을 먹고 미국 드라마 '스타트렉' 포스터로 꾸며진 민가 침실에서 자기도 하며 주민들과 깊은 인연을 맺었다.
이후 시 주석은 차기 주석 물망에 올랐던 2012년에도 아이오와주를 찾아 주민들을 만났고, 같은 해 아이오와 주민 수십 명을 중국으로 초대해 직접 대접하기도 했다.
이날 만찬에 초청된 아이오와주 주민 중에는 당시 시 주석을 만났던 농부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에 대해 시 주석이 수십 년 전에 인연을 맺은 아이오와 농부들을 저녁 식사에 초대한 것은 그의 미국에 대한 대립적인 태도가 변화했음을 보여준다고 짚었다.
최근 중국이 6년 만에 미국산 대두 300만톤을 수입하기로 결정하며 이례적으로 미국에 화해 메시지를 보냈는데, 미국의 대표적인 대두 생산지가 아이오와주다.
조나단 하시드 아이오와 주립대학교 정치학과 교수는 “(반중) 상황을 안정시키기 위해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며 “농부들과의 만찬은 그의 인간적인 면모를 부각시키기에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여론조사기관 퓨리처치센터의 최근 설문조사에 따르면 조사대상 미국인 중 83%가 중국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다고 답했다. 이는 6년 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시 주석이 미국을 방문했을 때보다 훨씬 높아진 것이다.
한편 이날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린 미국 샌프란시스코 일대에서는 시진핑과 중국을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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