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이 개인 고객과 접점을 늘리기 위해 ‘삼원화’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자산관리(WM)·지점(Branch)·온라인(Online) 등 각기 다른 고객군을 끌어오기 위한 치열한 마케팅전이 이어지고 있다.
디지털 전환으로 인해 온라인 비중이 높아지면서 전략적으로 다른 판매채널을 활용할 수 있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WM 또는 노인 고객에게 특화된 점포를 확대하는 등 변화에 나서고 있다.
디지털 전환으로 인해 온라인 비중이 높아지면서 전략적으로 다른 판매채널을 활용할 수 있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WM 또는 노인 고객에게 특화된 점포를 확대하는 등 변화에 나서고 있다.
WM·PB, 고액자산가 ‘정조준’…“마음을 붙잡아라”
16일 은행권에 따르면 오프라인 점포는 그 수와 중요도가 떨어지고 있지만 고액자산가들에게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WM과 프라이빗 뱅커(PB)는 오히려 확대되고 있다. 대부분 금융거래가 온라인으로 이뤄지는 추세 속에서도 지점을 찾는 금융소비자들은 단순한 금융서비스 외에 전문성을 갖춘 은행원과의 상담을 원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KB금융그룹은 KB국민은행과 KB증권 소속의 분야별 전문가를 한데 모아 프리미엄 종합자산관리 브랜드 ‘KB 골드앤와이즈 더 퍼스트(KB GOLD&WISE the FIRST)’를 운영하고 있다. PB, 투자, 세무, 부동산, 법률, 신탁 등의 전문가가 팀을 이뤄 고객을 관리한다. KB금융은 KB 골드앤와이즈 더 퍼스트를 통해 30억원 이상의 고액자산가를 주요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 관계자는 최근 공개된 보고서에서 “금융혜택보다는 비금융 서비스를 통해 여성들이 원하는 것을 만족시키는 방향으로 사업을 고도화해야 한다”며 “여성 스타트업 육성부터 기업공개(IPO), 인수·합병(M&A) 추진까지 성장단계별 금융·비금융 종합 솔루션 생태계를 구축해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노인·가족 위한 특화점포 증가…“발길을 붙잡아라”
금융권은 디지털 전환 이후 정보격차로 일컬어지는 ‘디지털 디바이드’에 대한 고민을 거듭해왔다. 폰뱅킹·인터넷뱅킹에 이어 모바일뱅킹이 주류로 자리 잡으면서 금융소비자들은 점포를 방문하지 않고도 계좌이체 등 대부분 금융거래가 가능해졌다.
그러나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금융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만큼 은행 점포들은 디지털 금융거래가 어려운 계층을 위한 서비스를 강화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노인특화점포다.
우리은행은 동소문(서울 성북구)·영등포(서울 영등포구)·화곡동(서울 강서구) 등 3개의 ‘시니어플러스 영업점’을 운영하고 있다. 시니어플러스 영업점은 은행 업무공간 외에 사랑채를 비롯한 휴게공간을 갖추고, 큰 글씨·버튼으로만 구성된 자동입출금기(ATM)를 구축한 게 특징이다.
신한은행은 매달 서울·수도권의 복지관을 차례로 방문해 △연금관련 업무 △입출금통장 신규·재발행 △카드 관련 업무 등을 제공하는 ‘찾아가는 시니어 이동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한발 더 나아가 지난 9월에는 인천 남동구에 노인들을 위한 금융교육센터인 ‘신한 학이재’를 개관했다. 신한 학이재에서는 디지털 금융기기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체험할 수 있고 보이스피싱 등 금융사기 피해 예방법도 배울 수 있다.
하나금융은 저출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하나은행을 비롯한 오프라인 점포에 ‘하나 맘케어 센터’를 구축하고 있다. 지난 4월 경기 성남시 하나은행 야탑역금융센터에 구축된 첫 번째 맘케어 센터는 △유모차보관소 △임산부 휴식 및 영유아 수유실 △이유식존 △기저귀갈이존 △오픈주방 등으로 조성돼 가족 단위 고객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은행권에서는 비대면 비중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지만 대면 서비스가 가능한 오프라인 점포를 통해 금융소비자들의 발길을 붙잡고 고객편의를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신기술·혁신 모이는 온라인 점포…“눈길을 잡아라”
NH농협은행은 2020년부터 추진해 온 디지털금융 플랫폼 전환 사업의 마지막 단계에 접어들었다. 이 사업은 은행과 상호금융의 모든 디지털금융 시스템을 클라우드 인프라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프로젝트다. 이를 통해 은행뿐만 아니라 카드·보험·증권 등 NH농협금융그룹 계열사를 총동원해 종합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복안이다.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의 등장만 보더라도 온라인 금융서비스의 중요도가 높아지는 것을 체감할 수 있다. 인터넷전문은행들은 △먼저 이자 받는 정기예금 △모임통장 △청소년 전용 서비스 등 금리경쟁이 아닌 혁신경쟁을 주도하고 있다.
이처럼 디지털 환경에서는 전통적인 은행에 더해 인터넷전문은행도 주요 사업자로서 활약하고 있는 만큼 더욱 치열한 경쟁이 이뤄지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디지털 환경에서 안전한 금융거래가 가능하면서도 금융소비자들의 편의를 제고할 수 있도록 사활을 걸고 있다”며 “지금도 디지털 비중이 상당히 높지만 기업금융이나 WM·PB 등을 제외한 단순 금융서비스는 대부분 온라인에서 소화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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