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기술·성장성 특례 요건으로 신규 상장한 기업(스팩 합병상장·이전상장 제외) 26개 가운데 17개가 공모가를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절반이 넘는 약 65% 비중이다.
특례상장 제도는 전문평가기관에서 A등급 이상 기술평가 등급을 받거나 상장 주선인에게 추천을 받아 아직 매출이 없거나 적자 기업이라도 상장을 허용하는 제도다.
특례상장을 통해 증시에 입성했지만 공모가보다 주가가 50% 넘게 떨어진 곳도 있다. 에스바이오메딕스, 씨유박스, 시지트로닉스 등이다. 최근 버넥트도 8200원대로 내려가면서 공모가(1만6000원) 대비 절반 가까이 하락했다.
인공지능(AI) 영상인식 기업 씨유박스도 2025년 당기순이익을 235억원으로 추정해 공모가를 산정했다. 이 회사는 3분기 누적 영업손실 70억원을 기록했다. 이 밖에 에스바이오메딕스, 시큐레터, 센서뷰 등도 공모 당시 추정한 올해 연간 매출액 대비 절반도 채 달성하지 못했다.
에스바이오메딕스는 미래에셋증권, 씨유박스는 신한투자증권과 SK증권이 각각 대표와 공동 주관을 맡았다. 파두 부실 상장 의혹 이후 이들 증권사도 부담이 커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특례상장 요건은 완화하되 거래정지, 상장폐지 등 문제가 발생하면 주관 증권사에 책임을 묻겠다고 나서면서다.
한국거래소도 최근 기술특례상장 시 주관사 책임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코스닥시장 규정과 시행세칙 개정을 예고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특례상장을 더 보수적으로 심사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문제는 기업들이 의도적으로 감춘다면 주관사로서도 실적 부진을 인지하긴 어렵다는 것이며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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