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전과 계열사에서 제출받은 'ERP(Enterprise Resource Planning·전사적자원관리) 시스템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한전과 한전 계열사 11곳 가운데 한전MCS만 국산 ERP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세부적으로 보면 한전과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중부·남동·서부·남부·동서발전 등 발전 5개사, 한전KPS, 한전KDN, 한국전력기술 등은 독일 SAP사에서 ERP 시스템을 공급받고 있다. 한전원자력연료는 미국 오라클사에서 만든 ERP 시스템을 쓰고 있다. 그나마 한전MCS는 한전KDN이 만든 자체 관리용 소프트웨어(K-ERP)와 더존비즈온이 만든 시스템을 병행해 사용 중이다. 한전과 주요 계열사 가운데 국산 ERP를 쓰는 곳은 사실상 한전MCS외에 찾기 어렵다.
더 큰 문제는 한전뿐만 아니라 공공부문 시스템 대부분이 외산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행정안전부가 내놓은 '공공부문 정보자원 현황 통계보고서'를 보면 2022년 기준 공공부문 운영체제 가운데 98.18%가 외산이다. 운영체제는 차치하더라도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79.88%, 백업 78.63%, 웹 서비스 64.17% 등 대부분 시스템을 해외 기업에 의존한다. 국산화 비율이 높은 것은 정보보호와 보안관제 정도다.
한전 계열사인 한전MCS도 오는 2024년까지 자체 개발한 ERP로 전면 대체한다는 계획이다. 현실화할 경우 좀 더 저렴한 국산 시스템으로 대체해 큰 비용을 아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공공부문에서 사용하는 시스템은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만큼 관련 비용을 최대한 줄이는 게 중요하다. 국산 시스템을 도입하면 비용도 절감하고 산업 경쟁력도 키우는 등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외산에 의존하는 행태에서 벗어나 IT 강국이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국산 시스템을 자체 개발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혈세가 외국 기업 주머니로 쌓이는 행태를 방치해서는 안된다"며 "국민 세금이 올바르게 사용되는 것과 동시에 산업경쟁력 제고 측면에서 국산 제품 전환에 속도를 내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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