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전 장관 "반도체 경쟁력이 무기화 되는 시대, 한국도 국가 차원의 청사진 그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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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희 기자
입력 2023-11-21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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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는 국가 산업과 경제력, 군사력의 핵심입니다. 글로벌 패권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한국도 국가 차원의 반도체 프로젝트 논의가 시급합니다."

21일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서울 마포구 서강대학교에서 특별 강연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날 박 전 장관은 '"반도체 주권국가" - 반도체는 왜 무기화 되었나?'를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박 전 장관은 현재 서강대 경영전문대학원 초빙교수이자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수석고문,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선임연구원으로 활동 중이다.

박 전 장관은 이날 강연에서 디지털 시대 핵심인 반도체의 전략 무기화에 대한 역사를 짚어보고, 미·중 갈등 속 대한민국 위치와 미래를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다.

박 전 장관은 최근의 글로벌 무력 충돌과 미·중 패권 경쟁 등이 심화하는 모습을 지적하며 그 중심에는 반도체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반도체 기술을 지배하는 자가 결국 산업과 경제력, 군사력을 지배하게 된다"며 "미·중 패권 경쟁의 핵심이 반도체인 것도 결국 이 같은 이유"라고 말했다.

반도체 무기화의 시작은 과거 베트남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미군이 베트남에 투하한 폭탄은 86만4000톤에 달했으나 명중률은 9.2%에 불과했다. 이후 '맨해튼 프로젝트', 'DARPA(Defense Advanced Research Projects Agency) 프로젝트' 등 고도화된 반도체 연산 기술 개발에 매진한 미국은 정밀하게 위치를 분석하고 타격할 수 있는 반도체 기술 개발에 매진했다. 이후 걸프전에서 AIM-7 공대공 미사일 명중률을 59.1%로 끌어올렸다.  

박 전 장관은 과거와 달리 글로벌 경제가 건설적 관여정책(Constructive Engagement)에 따라 유기적으로 연결된 만큼 반도체 패권 경쟁은 간단히 해결될 수 없을 것이라 진단했다. 또한 각 국가가 반도체 기술력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국가 차원의 지원을 쏟아붓고 있는 만큼 한국도 이에 대한 청사진을 그려나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 전 장관은 "현재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일종의 '팀 스포츠' 형태를 띠고 있다. 미국이 설계·지식재산권을 담당하고, 한국과 대만·중국·싱가포르가 제조·패키징을, 일본·유럽 등이 소재·부품·장비를 담당하는 식"이라며 "한국이 이 같은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민간기업들의 미래 프로젝트 논의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21일 서울 마포구 서강대학교에서 열린 박영선 전 장관의 특별 강연 모습 사진김진희 기자
21일 서울 마포구 서강대학교에서 열린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특별 강연 모습 [사진=김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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