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동연 지사는 비록 SNS를 통해서지만 이 같은 심경을 토로하고 "기득권 구조를 깨고 다양성을 살리는 정치개혁의 새 물결이 크게 일어 지금의 '정치판'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김 지사가 여당은 물론 더불어민주당까지 싸잡아 비판에 나선 것이다. 지역 정가는 물론 중앙정치권에서도 매우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국민들의 관심이 적다고 정치판을 바꾸는 문제를 ‘그들만의 리그’에 맡겨서도 안된다는 소신을 피력하며 대선 출마 당시 자신이 창당한 ‘새로운 물결’도 소환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이유로 정치를 시작했다”며 "경제부총리까지 하면서 체감했던 대한민국의 많은 구조적인 문제는 결국 정치 문제와 맞닿아 있었다. '정치판'이 바뀌지 않으면 해결의 길이 없다는 절박감은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없다“며 솔직한 심정도 숨김없이 토로했다.
그렇다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야 모두 내부 사정이 복잡한 가운데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에 대해 날 선 비판을 하고 나선 까닭은 무엇일까. 경기 북부특별자치도 설치 문제를 비롯해 김포시 서울 편입 등 메가시티를 위한 여당의 특별법 제정 등을 추진한 기존 정치권의 기득권을 혁파하겠다는 평소 소신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경거망동하는 정치 기득권에 대한 김 지사 나름의 경고라고도 볼 수 있다.
두 번째는 김 지사가 대권 출마를 위해 창당한 ’새로운 물결‘ 발기인 대회에서 밝힌 창당사에서 그 답을 조금이나마 찾을 수 있다. 김 지사는 당시 "이제 제2의 촛불혁명이 필요하다. 이번 대선이 바로 그 장이 돼야 한다”며 “오늘 출발하는 새로운 물결이 장엄한 폭포가 돼 기득권 공화국을 깨는 데 앞장설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김 지사는 실제 대선에 출마하며 이를 바탕으로 국민을 위한 선거법 개정, 비례성과 다양성을 확실하게 보장하는 실질적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국민 소환제 도입, 3선 초과 연임 금지 등 국회의원의 각종 기득권 폐지를 약속한 바 있다.
그리고 더불어민주당과 합당 이후에도 정치 개혁과 정치 교체를 꾸준히 제기해 왔고 경기도지사에 당선 이후에도 기회 있을 때마다 변함없는 변화를 강조했다. 하지만 1년 넘게 지난 현재 여당은 물론 더불어민주당조차 변화의 조짐은 없고 자신들의 기득권 지키기에 몰입하는 상황이 지속되자 나름 특단의 결심을 한 것 아닌가 하는 예측을 낳고 있는 것이다.
물론 김 지사의 속내는 정확히 읽을 수 없다. 그리고 앞으로의 김 지사 행보 여부에 따라 의도하는 바가 좀 더 명확해 질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대권도전 초심‘까지 소환하고 있는 김 지사의 정치개혁의 의지가 정치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또 어떤 정치적 지형 변화를 불러올지 지금으로선 예측 불허다. 그러나 기대도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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