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가 집계 이래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부터 불거진 연립다세대(빌라) 전세사기 우려로 실거주 수요가 아파트로 이동한 것으로 풀이된다.
2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 통계를 분석한 결과 올해 1∼11월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은 총 24만1848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이 관련 통계를 제공하기 시작한 2011년(1∼11월 기준) 이후 역대 가장 많은 수치이다. 이 중 전세 비중은 55.8% 월세 비중은 44.2%였다.
또한 빌라 전세에 살기보다 대출을 더 내더라도 안전한 아파트 전세나 월세에 거주하겠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동일한 조건을 가진 매물이 많아 시세 파악이 쉬운 아파트와 달리 빌라는 연식과 면적, 구조 등이 다양하다. 가격 편차가 크고 시세 파악이 쉽지 않아 오히려 매매시세보다 전세 보증금이 비싼 깡통전세 우려 또한 있다.
결혼을 앞둔 30대 김모씨는 “빌라 전세를 구해볼까 싶기도 했지만, 전세사기 우려가 있었다”라며 “돈을 더 빌리더라도 아파트 전세에 들어가기로 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작년 하반기 최고 6%대까지 치솟았던 시중은행의 전세자금대출 금리도 최근 4%대로 떨어지며 대출을 더 내기에도 유리한 상황이 됐다.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전세사기 우려로 인해 올해 서울 빌라 전세 거래량은 급감했다. 올해 1~11월 서울 빌라 전세 거래량은 6만3516건으로 전년 대비(8만 2164건) 24.3%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전세사기로 인해 빌라 수요자들이 소형 아파트 임대차 시장에 진입했다"라며 "아파트와 빌라의 전세시장 양극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올해 5월부터 이어진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으로 수요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섰다는 것 또한 전월세 거래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이런 상황에 아파트 전셋값은 꾸준히 오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1월 넷째 주(27일 기준) 아파트 전세 가격 변동률은 0.16%를 기록하며 지난 5월 넷째 주(22일 기준) 이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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