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내수 부진 속에 주요 산유국의 감산 합의로 향후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국내외 주요 기관도 우리나라 내년 물가 전망을 줄줄이 상향 조정하는 등 고금리·고물가 기조가 쉽사리 해소되지 않을 전망이다.
3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 10월 산업별 서비스업생산지수는 114.4(2020=100)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9% 증가하는 데 그쳤다. 2021년 2월(-0.8%) 이후 3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 1분기 6.3%였던 전국 서비스업 생산 증가율은 2분기 2.8%, 3분기 1.9% 등으로 감소세다. 내수 판매가 줄면서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도 99.1로 전월 대비 0.1포인트 하락하며 5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향후 전망도 밝지 않다.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석유수출국기구플러스(OPEC+)는 최근 장관급 회의를 열고 내년 1월 하루에 약 100만배럴 추가 감산을 시행하기로 했다.
원유 공급이 축소되면 국제 유가가 들썩일 수밖에 없다. 국제 유가는 한때 배럴당 100달러 선에 육박하다가 최근에는 80달러 선을 유지하고 있다. 고유가가 현실화하면 고물가로 인한 내수 부진이 악화할 가능성이 높다.
국내외 기관들도 우리나라 내년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고 나섰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30일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기존 3.5%에서 3.6%, 내년은 2.4%에서 2.6%로 올려 잡았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지난 8월 올해와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각각 3.5%와 2.5%로 전망했다가 지난달에는 3.6%와 2.9%로 수정했다. 8월 대비 0.1%포인트와 0.4%포인트 높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역시 올해 물가 상승률을 기존보다 0.1%포인트 높인 1.4%, 내년은 0.2%포인트 올린 2.3%로 예측했다.
긴축적 통화정책이 내년 이후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내수 회복세는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긴축 기조가 6개월 이상 지속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국내 물가가 목표인 2% 초반으로 수렴하는 시기는 (일러도) 내년 말이나 2025년 초반 정도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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