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두 사태로 인해 주춤했던 기업공개(IPO) 시장이 다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에 이어 LS머트리얼즈에도 13조원에 달하는 공모자금이 모이며 투자심리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 내년 우량 딜을 포함한 대어급 IPO가 추진될 가능성도 높아졌다는 것이 증권가 분위기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IPO 예상 기업은 스팩 포함 10~12개로 집계됐다. 최근 5년(2018~2022년) 평균 20개와 비교했을 때 절반가량 적은 수준이다. 공모 금액은 3000억~3500억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역대 동월 평균 공모금액 4337억원, 최근 5년간 평균 4665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비교적 저조하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12월 대어급 IPO 기업은 없다”며 “중견기업인 ‘LS머트리얼즈’ 외에 나머지 기업은 많지 않아 소강 상태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처럼 IPO 시장이 위축된 배경으로는 경기 침체 장기화, 글로벌 긴축 정책으로 인한 금리 인상 기조,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안전자산 선호 심리 부각 등 다양하다.
중소 규모 기업들이 올 하반기 IPO 시장을 주도해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내년 공모주 시장 위축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반면 기업들이 느끼는 부담과는 별개로 공모주에 대한 투자심리는 크게 훼손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일반청약을 마친 LS머트리얼즈는 경쟁률 1164.5대 1을 기록했다. 청약 증거금으로 약 12조7700억원이 몰렸다. 앞서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는 경쟁률 396.8대 1을 기록했지만 참여기관 96.3%가 공모가 희망범위(4400~5500원) 상단을 초과한 가격을 주문하면서 공모가는 6000원으로 확정됐다.
내년 경기가 회복될 것이란 기대감 속에 IPO를 연기했던 대어급이 재도전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대표적으로 LG CNS, 현대엔지니어링 등이 유력하다.
LG CNS는 2025년 4월까지 IPO를 마무리 지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2019년 지주사 LG는 LG CNS 지분을 맥쿼리PE에 매각하면서 5년 내 IPO 추진을 검토 중인 상황이다. 지난달 인사로 LG전자 금융담당 출신인 이현규 상무가 최고재무책임자(CFO)에 오면서 IPO 추진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LG CNS 기업가치는 5조원 정도로 평가받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도 재도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3분기 현대엔지니어링 매출액은 9조1654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매출 8조8124억원을 뛰어넘었다. 해외사업 성장 속도를 감안하면 올해 연간 10조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이 밖에 SSG닷컴, 원스토어, HD현대글로벌서비스, SK에코플랜트 등도 거론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대어급이 뜸했던 올해와 달리 내년에는 기존에 IPO 계획을 연기했던 대기업 계열사 건수가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금리 기조와 주식시장 흐름이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