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전 군수는 지난 2002년 제3회 지방선거에서 새천년민주당 소속으로 군수에 출마, 무소속 후보를 191표차로 이기고 제41대 장수군수에 취임했다.
하지만 부인의 선거법 위반으로 4개월 만에 자진사퇴했다.
최 전 군수는 그해 12월에 치러진 군수 보궐선거에 무소속으로 나섰지만 고배를 마셨다.
여느 정치인 같으면 포기할만 하지만, 최 전 군수는 그렇지 않았다.
2014년 치러진 제6회 지방선거에 또다시 무소속으로 출사표를 던졌다.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기초단체장 후보자 자격심사위원회의 심사에서 부적격자로 통보를 받은 그는 “새정치연합은 정치 역사상 가장 구태와 횡포를 보인 밀실 정치연합으로 변질됐다”며 무소속 출마를 강행했다.
그 결과 41.90%의 득표율로 제45대 장수군수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군수 선거에 4번 도전해 2번 당선되는 특이한 기록을 세운 것이다.
그럼에도 최 전 군수의 성공신화는 오래 가지 못했다. 건강상의 이유로 불출마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대신 부인인 이영숙씨가 군수에 도전했다. 그러나 무소속 후보의 난립 속에 더불어민주당 공천을 받은 장영수 군수가 승리했다.
최 전 군수는 ‘한 표 차’라는 말로, 전북 지방정치에서 유명한 일화를 남기기도 했다.
제1회 지방선거에서 천천면에 출마한 최 전 군수는 955표를 얻었지만, 상대후보에게 1표차로 떨어졌다.
당시 지지자들은 재검표 등을 주장했지만, 그는 깨끗히 승복했다.
대신 자신의 운영하던 사과농장의 명칭을 ‘한표 농장’으로 바꿨다. 농장 이름을 되뇌이며 항상 분발하자는 의미다.
이 농장 이름은 오히려 지역주민에게 그를 더욱 각인시키는 ‘효자’가 됐다.
공교롭게도 현 최훈식 장수군수는 최 전 군수의 친인척이다. 또한 최 군수는 비서실장을 역임하며 지근거리에서 보좌하기도 했다.
한 두 번의 실패와 시련에도 굴하지 않던 최 전 군수는 전북 지방자치 속에서 큰 족적을 남기고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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