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요소수출 중단, 정치적 의도 없어…'친미' 韓 도둑 제 발 저린 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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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원 기자
입력 2023-12-06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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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호적 협상으로 해결할 수 있어"

6일 오전 호남 유일의 요소수 생산업체인 전북 익산시 석암동 아톤산업 정문에 요소수 개인 판매 중단 긴급 공지가 붙어있다
6일 오전 호남 유일의 요소수 생산업체인 전북 익산시 석암동 아톤산업 정문에 '요소수 개인 판매 중단' 긴급 공지가 붙어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내에서 중국발(發) '요소수 대란'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가운데 중국 관영 기관이 중국의 요소 수출 통관 보류에 대해 '자원 무기화' 의도는 아니라는 입장을 내놨다. 오히려 '친미 노선'을 취하는 한국 정부에 비난의 화살을 돌리며 '도둑이 제 발 저린 격'이라고 주장했다. 

중국 외교 분야 싱크탱크인 국제문제연구원의 샹하오위 아시아태평양연구소 연구원은 6일 중국 관영지 환구시보 기고를 통해 "요소 부족 사태 자체에는 정치적 이유가 없다"면서도 "현재 세계가 직면한 진영 대결, 지정학적 충돌과 전혀 관계가 없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가 미국 주도의 반(反)중 공급망 재편 작업에 동조한 데 따른 보복으로 중국이 '요소 카드'를 꺼내 들었다고 한국이 오해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중요한 것은 윤석열 정부 집권 이후 한국이 '친미소화(親美疏華·미국과 가까워지고 중국과 멀어짐)' 외교 전략을 펼치고 있다는 점"이라며 "이후 한국이 일부 민감한 문제를 둘러싸고 중국과 갈등을 빚으면서 한·중 관계가 냉각됐고, 양국 간 경제·무역 협력의 신뢰도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한·중 관계가 경색된 상황에서 한국 내에서 (요소 수출 중단 관련) 각종 해석이 나오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정치적으로 억측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샹 연구원은 우리 정부의 외교 정책을 지적한 후 우호적인 협상을 통해 요소 수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2년 전 요소 대란 사태 때도 중국은 한국의 요청에 따라 약 1만8000톤의 요소를 긴급 배정해 수출함으로써 한국이 급한 불을 끌 수 있도록 도왔다"며 "이번에도 양국 간 우호적 협상을 통해 한국의 우려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부연했다. 

이날 관영 매체를 비롯한 중국 언론들은 국내에서 불거진 요소수 대란 우려를 집중적으로 보도하며 한국의 대(對)중국 요소 의존도를 부각시켰다. 실제 한국의 중국산 요소 수입 비중은 2021년 71%에서 지난해 67%까지 줄었으나 올해(1~10월) 다시 91%까지 치솟았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애초엔 정치적 의도가 없었다 하더라도 이를 기회 삼아 미국의 디리스킹(위험 제거)까지 언급하며 사실상 한국을 압박하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요소 수출 통관 보류와 관련해 "한국과 소통을 유지하고 있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밝히고, 관영 매체의 입을 빌려 중국 내 수요 부족을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다.

환구시보는 이날 별도의 기사를 통해 중국 정부와 업계가 9월부터 수출 조정에 들어갔으며 현재의 통관 지연이 이미 예고됐음을 강조했다. 매체는 "중국은 9월 초 주요 요소 수출업자들에게 중국 비료 시장의 가격 안정을 유지하고 공급을 보장하기 위해 신규 수출 계약을 중단할 것을 요청했으며 주요 수출업체인 중농그룹홀딩스도 9월 2일 홈페이지를 통해 요소 수출량을 자발적으로 줄이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한 소식통은 환구시보에 "현재는 내년 봄철 경작용 비료를 비축하는 단계로, 화학비료의 가격 안정과 공급 보장은 식량안보 측면에서도 중요하다"며 "이번 요소 수출 통제는 전 세계를 향한 것인데 한국만 극도로 민감해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조엘 앳킨슨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지역대학원 교수는 중국의 요소 수출 중단에 대해 "(한국과) 같은 문제를 호소하는 다른 나라들이 아직 없었다"며 "만일 중국이 요소 수출을 중단해야만 한다면 그 고통을 (한국과 같이) 중국이 압력을 가하기 원하는 나라에 전가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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