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 게임 제작사 넥슨 메이플스토리의 엔젤릭버스터 리마스터 애니메이션 홍보영상에 인터넷 커뮤니티 '메갈리아'에서 쓰던 '남성 혐오' 표현인 집게손가락을 몰래 집어넣었다는 주장이 제기되며 논란이 시작됐다. 넥슨 측이 사과와 진상 조사에 나서는 과정에서 이 논란이 남녀 갈등으로 진화하며 오히려 논란은 더 극렬해진 모양새다.
특히 오히려 게임사의 발 빠른 대응 이후 분위기가 급변했다. 여성, 노동단체들 중심으로 넥슨과 게임업계의 강경 대응을 비난하고 나섰다. 실체도 불분명한 페미니즘 검열로 스토킹, 퇴사 등 근로자의 권리가 침해당했다는 것이다.
8일 국회에서도 긴급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페미니즘 마녀사냥을 멈춰라" 온라인 집게손가락 억지 논란,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 긴급토론회에는 장혜원 정의당 의원,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장, 김민성 한국게임소비자협회 대표, 여성 단체 활동가, 변호사 등이 모여 현안에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이날 논란의 영상을 제작한 것으로 알려진 스튜디오 뿌리의 댓서 입장문이 공개됐다. 장혜원 의원의 대독으로 언론에 공개된 입장문에 따르면 "작업물로 누군가를 조롱한 적 없으며 하겠다고 한 적도 없다"고 적혀 있었다. 또한 그는 "(일부 누리꾼들의 주장대로) '은근슬쩍' 혐오 표현을 넣었다면 제가 작업한 그림에만 있어야 하는데 입사 전 그림에서도 혐오 표현을 발굴해 내고 있다"며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했다.
댓서는 "실체하지 않는 혐오 표현을 수정하느라 많은 인력이 낭비되고 있는 만큼 더 이상 논리에도 맞지 않는 소수의 악성 민원에 귀 기울이지 않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넥슨 측은 지난 5일 "내부에서 논란이 제기된 여러 가지 사안에 대해 팩트 여부를 확인하고 있는 단계"라고 밝힌 바 있다.
스튜디오 뿌리 댓서의 발언문 전문
"페미는 정부와 어용 단체에서 돈 주고 발언권 주고 자리 주고 조장하니 저러는 거다"라는 에브리타임 글이 있었습니다.
페미니스트를 정부에서 수주받는 거대 음모 단체라고 생각하는 누군가 있고 여러 사람이 동조합니다.
페미니즘은 성 평등을 위하고, 성차별에 반대하는 사회운동입니다. 누군가를 위협하는 반사회적 행위가 아닙니다.
페미니스트는 개인이고, 나는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며 계속 성 평등을 지지하겠다는 뜻으로 해당 트윗을 작성했습니다.
작업물로 누군가를 조롱하겠다고 한 적이 없습니다. 조롱한 적도 없습니다.
저들의 주장대로 제가 은근슬쩍 혐오 표현을 넣었다면 제가 작업한 그림에만 있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제가 작업하지 않은 그림, 제가 입사하기도 전 그림에서 '혐오 표현'을 발굴해 내고 있습니다.
이건 어불성설입니다.
지금도 실체하지 않는 혐오 표현을 수정하느라 많은 인력이 낭비되고 있습니다. 더 이상 논리에 맞지 않는 소수의 악성 민원에 귀를 기울이지 않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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